‘경제 위기 극복’이 4·10 총선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기업인 출신 영입인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공천을 통과한 기업인 영입인재는 저마다 전문성을 살려 공약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17일 본지 집계에 따르면 이번 4·10 총선에 도전하는 기업인은 20명 안팎이다. 기업인 출신 21대 국회의원 다수가 이번 총선에서 공천에 배제된 가운데, 22대 국회에는 누가 입성할 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첨단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청년과 중도층 표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갤럭시 성공 신화’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일찌감치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했다. 당초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수원이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 세 곳 중 ‘강남병’으로 확정됐다. 고 전 사장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화성을 지역은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 출신인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와 현대차 사장을 지낸 민주당 공영운 후보가 맞붙었다. 여기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까지 합세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전 연구원은 국제고, 반도체 특성화고 유치를 비롯해, 반도체 공장 감세를 위한 특별법, 산업스파이 처벌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 전 사장은 △윤석열 정부가 낮춘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 원상회복 △U형 재생에너지 벨트 조성 사업 추진 △반도체 기업에 재생에너지 우선 배분 등을 제시했다.
‘용인정’ 지역도 기업인 출신이 맞붙는다. 이 지역엔 국민의힘 1호 기업인 영입인재 강철호 전 HD현대로보틱스 대표와 민주당으로 최근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이 경쟁한다. 이 전 의원도 과거 르노삼성자동차 법무팀장을 거쳐 에쓰오일에서 30대에 상무 자리까지 오르며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강 전 대표는 교통 인프라 개선과 ‘용인 경제수도특별법’ 제정 등을 공약했고, 이 전 의원은 ‘용인대중교통 통합환승체계’ 구축, 교육문화 수준 향상, 윤석열 정권 심판 등을 대표 공약으로 약속했다.
파주갑에서는 박용호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이 전략공천됐다. LG 종합기술원 책임연구원,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 등을 거쳐 산업경제 전문가임을 강조하고 있다.
수도권 외 지역에선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가 고향인 부산 사하을에 나선다. ‘4차산업 전문가’로 민주당 2호 영입인재인 그는 6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경쟁한다. 그는 정치신인이지만 넷마블, 엔씨소프트, CJ 등 국내 IT대기업 임원 경력 15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한국 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장 등 굵직한 경력으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는 신평·장림을 친환경 디지털 스마트 산업 단지로, 다대를 세계적인 e스포츠의 성지이자 세계최초 e스포츠 테마시티로, 감천·구평은 치매 예방의 디지털 거점이자 뇌 기능 향상의 디지털 거점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또 텃밭 ‘대구 동군위갑’에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가 국민추천으로 공천 받았다. 고졸 출신 창업 기업가이자 최연소 기능한국인인 이준배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도 ‘세종을’에서 뛴다.
현직 의원중에선 안철수(안랩 창시자), 양향자(삼성전자 상무), 성일종(엔바이오컨스 대표) 의원 등이 도전한다.
비례 위성정당에 포함된 경제인들의 도전도 지켜볼 대목이다. 국힘의미래에는 최수진 파르노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심성훈 패밀리파머스 대표, 임형준 네토그린 대표, 정혜림 전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등이 도전장을 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상대적으로 기업인 출신이 적다. 사회적기업 ‘에코십일’ 백혜숙 대표가 유일하게 민주당 몫으로 추천됐다.
조국혁신당에서는 비례대표 후보로 양소영 전 스탠다드챠타드은행 글로벌마켓총괄본부 부장, 이숙윤 LG전자연구원, 이해민 전 구글 프로젝트매니저 등 기업인 출신 여성 3인을 추천했다. 이들은 온라인 투표를 통해 오는 18일 최종 순번이 정해진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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