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국민의힘 서대문을 후보 인터뷰
“‘비켜라 검찰독재’? 나완 생각 다른듯
서대문 교통 뚫고 상권 살려야 하는데
총선에서 싸움꾼이 아닌 일꾼 뽑아야”
홍은동 서대문구청앞 교차로에 서울 서대문을 박진 국민의힘 후보와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박진 후보는 ‘서대문을 열어라’, 김영호 후보는 ‘비켜라 검찰독재’라는 펼침막을 건물 외벽에 내걸었다. 서로가 문을 나서다보면 상대 후보의 펼침막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박진 후보에게 김영호 후보가 내건 펼침막을 본 소감을 물었다. 박 후보는 “(김 후보가) 나와는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서대문 주민들이 하루하루 살기 어렵고 민생경제가 힘든데, 정쟁이나 정치적인 이슈를 들고나오는 것이 주민들께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게 할지 나도 참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웃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언급은 아끼고 싶은 듯 박 후보는 자신의 슬로건에 대한 설명으로 주제를 옮겼다. 박 후보는 “막혀있던 서대문이 열리고 상권이 살고 교통이 뚫리고 개발이 진척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담아낸 표현으로 ‘서대문을 열어라’ 하는 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슬로건”이라며 “이번 선거는 싸움꾼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서대문을 위한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에서 3선, 강남을에서 한 차례, 도합 4선 의원인 박진 후보가 당의 험지 탈환 요구를 받고 서대문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종로에서는 종로뉴타운, 강남을에서는 개포동의 재개발과 수서·일원동의 재건축을 해결하는 등 가는 곳마다 ‘현안 해결사’로 불렸던 실력자다.
이런 박 후보이지만 서대문을은 본인이 경험해봤던 그 어떤 지역구보다도 일꺼리가 많다고 느꼈다고 한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에도 4년 임기가 벅찰텐데 ‘비켜라 검찰독재’가 메인 슬로건으로 앞세워지는데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는 듯 했다.
박 후보와 곧바로 서대문을 지역 현안에 관한 얘기를 시작했다. 박 후보는 “서대문을 둘러싼 종로·은평·마포는 가시적인 발전이 많이 이뤄진데 비해서 서대문, 특히 을 지역은 뭔가가 꽉 막혀있는 느낌이고 상권이 많이 죽어 있다”며 “그동안 민주당의 서울시장, 민주당의 구청장,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이 이 지역은 개발되기보다는 현재 상태가 그대로 지속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서대문이 제대로 발전이 돼서 선진적인 명품도시로 가면 오히려 민주당에 불리해진다는 생각을 만약에 한 것이라면 그것은 옳지 않은 생각”이라며 “그러한 생각으로 인한 불편과 부담은 고스란히 서대문 주민이 떠안아야 하지 않느냐. 이번 기회에 분명히 바꿔놓아야 하겠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서대문 발전되면 불리해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옳지 않아”
“경전철 서부선 조속히 첫삽 뜨는게 중요
역사와 출구 위치는 실시설계 단계서…”
4선 의원인 박진 후보는 서대문을에 와서 지하철역에서 출·퇴근인사를 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지하철역이 지역구 관내 한복판에 있는 게 아니라 전부 경계선상에 걸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이곳 서대문구청앞 교차로만 해도 국민의힘·민주당 거대 양당 후보가 서로 마주보고 선거사무소를 낸 곳인데도 도보로는 접근가능한 지하철역이 없다. 가장 가깝다는 홍제역도 도보로 30분 가까이 걸린다.
박 후보는 가좌역·증산역·홍제역 등에서 번갈아가며 출·퇴근 인사를 하고 있는데, 아침부터 먼 곳에서부터 마을버스를 타고 와서 허겁지겁 지하철역으로 뛰어들어가는 주민 분들을 매일같이 보노라면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는 것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 후보는 “서대문을이 서울시내 핵심 지역인데도 놀랄만큼 교통소외지역”이라며 “홍제역·가좌역과 같은 역들이 전부 서대문을 지역구 경계에 걸쳐져 있고, 지역 내에는 지하철역이 하나도 없다. 교통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전철 서부선이 하루 속히 추진돼야 하는데 건설비 인상으로 서울시와의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건설비 인상분 차액이 50억원이라는데, 50억원 때문에 주민들의 발이 묶여서는 안될 것”이라며 “당선되면 5선인데, 5선 의원의 관록과 경험으로 설득과 타협을 통해서 이 문제를 풀고 조속한 착공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역사의 위치도 중요한데, 명지전문대역은 교통 수요가 많다”며 “무엇보다도 경전철 사업 자체가 조속하게 첫삽을 뜰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진척되는 게 중요하고, 역사와 출구 위치는 실시설계 단계에서 주민 분들의 편익을 고려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야 하겠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서대문을 지역구에서는 서울 경전철 서부선 뿐만 아니라 강북횡단선도 교통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지역민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양천구 목동에서 동대문구 청량리까지 강북을 횡단하는 노선으로, 완공될 경우 강남 지역 교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는 9호선과 같은 파급 효과가 강북 지역에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박진 후보는 강북횡단선과 관련 “말하자면 강북의 9호선인데, 강남북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예타) 통과가 안되고 있는데, 접근 방식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교통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고 강남북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익적으로 접근해 예타 기준 자체를 조정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물론이고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데, 내가 가진 추진력과 정책구상력으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자처했다.
그러면서 “홍은동 서울여자간호대에 간호대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강한 바람이 있는데, 해당 지역의 교통 수요를 다른 지역과 비교해보면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라 이것도 추진을 하겠다”며 “강북횡단선의 필요성과 교통사각지대 주민들의 요구는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어서 당선되면 임기 내에 가시적 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북횡단선, 균형발전 차원서 예타 기준
자체를 조정해야…5선 관록으로 풀겠다”
“홍은동 간호대역 신설 주장 설득력 있어
당선되면 임기 내에 가시적 성과 이룰 것”
4·10 총선에서 박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서대문을 지역구는 남가좌동·북가좌동과 홍은동·홍제3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남가좌·북가좌동은 주거 환경이 어느 정도 정비됐지만, 홍은동과 홍제동은 재개발 이슈가 있는 상황이다.
박진 후보는 “홍은동·홍제동은 안전이나 미관, 또 주민들의 편의 측면에서 도심 재정비가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해당 지역 주민들께서는 경제적 여건상 지나친 분담금을 우려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 전했다.
이어 “오랜 기간 정착해 사셨던 토박이 분들이 많으신데 ‘재정착이 가능한 대책을 찾아달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나도 그러한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신통기획·모아주택 등 다양한 재개발 방식을 주민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유연하게 적용하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오세훈 시장, 이성헌 구청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사업 방식 결정에서부터 세세한 애로사항이 해소될 때까지 내 일처럼 챙길 것”이라고 천명했다.
서대문을은 ‘1987년 체제’로 소선거구제가 복구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당인 평화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 소속 임춘원·장재식 의원이 각각 재선을 하다가, 2004년 총선에서 고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지역구를 탈환해 내리 3선을 했다. 정 의원의 석패와 별세 이후로는 다시 지역구가 민주당의 수중으로 돌아갔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진 후보는 고 정두언 의원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박 후보는 “서대문을에서 3선 의원을 했던 고 정두언 의원은 나의 (경기)고등학교 1년 후배이자 한 살 차이로, 호형호제 하는 사이였다”며 “17~18대 국회에서 8년 동안 의정활동을 함께 했고, 특히 17대 국회가 시작될 때에는 한나라당내 소장파 의원 모임인 ‘푸른정책 연구모임’을 함께 하며 당 혁신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사이”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서대문을에 이렇게 오게 된 것은 운명이라 생각된다. 내가 2002년에 정치를 시작해서 22년째인데 ‘하늘에서 준 공천’이라 생각하고, 그 특명을 완수하기 위해 모든 열정과 경험을 다 바쳐서 쏟아붓고 반드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정두언 의원이 다 펼치지 못했던, 못다한 서대문의 꿈을 내가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고 정두언 의원 사람들, 박진 캠프로 뭉쳐
송주범 선대위원장에 김수철 선대본부장
“중앙정부·서울시·서대문구 3박자 원팀
나까지 ‘4륜구동’으로 서대문 발전 실현”
이를 위해 고 정두언 의원과 함께 했던 서대문을 지역구 인사들도 박진 후보의 캠프로 한데 뭉치고 있다. 정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며,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 출신으로 정 의원이 생전에 시의원으로 발탁했던 김수철 전 서울시의원은 총괄상임선거대책본부장으로 포진했다.
이를 놓고 박 후보는 “민주당에 서대문을 빼앗긴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 서대문을의 당원들이 그동안 의기소침해 있었다”며 “이제는 총선 승리의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당원들이 똘똘 뭉쳐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다시 뛸 수 있어서 기쁘다는 필승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박진 후보는 ‘싸움꾼 아닌 일꾼’론을 재차 상기시켰다. 서대문을에는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고, 그마저도 ‘지금 바로’ 해결에 착수하지 않으면 안될 성격의 것들이라는 것이다. 힘있는 집권여당의 예비 5선 의원을 지역구 의원으로 선출해 서대문을 지역 숙원 사업 해결의 마지막 기회를 잡으시라는 게 박 후보가 지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박 후보는 “서대문을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하려면 내가 국무위원으로 몸담았던 중앙정부 설득이 관건”이라며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대학 후배로 내가 외교부 장관일 때 경제외교·세일즈외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손발을 긴밀히 맞췄던 사이이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도 만나서 서대문 현안을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과는 벌써 20년 넘게 서울의 비전을 함께 논의해온 ‘형님 아우’ 하는 사이”라며 “이성헌 구청장은 문민정부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모시며 새벽 5시에 같이 새벽 조깅을 했던 멤버로 인연이 30년이 넘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서울시·서대문구청과 3박자 원팀으로 서대문 발전을 위한 추진력을 발휘하겠다”며 “중앙정부·서울시·서대문구청과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원팀이 되면 ‘4륜 구동’이 된다. ‘4륜 구동 전략’으로 지체된 서대문의 발전을 일거에 실현할 마지막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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