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김정은 딸 김주애에게 ‘향도의 위대한 분’ 표현을 사용하며 ‘존귀한 귀한 자제분’에서 표현 수위를 한층 격상시켰다.
‘향도’는 혁명투쟁에서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고 승리의 한길로 이끌어나간 단 의미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차기 지도자 김주애를 염두하고 수식어를 점진적으로 끌어 올려 우상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애를 두고 ‘향도’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5일 평양 인근에 조성된 강동종합온실의 준공 및 조업식 현장을 방문했다. 행사에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참석했다. 두 부녀는 가죽 재질의 롱코트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대외적인 공개석상에서 가죽 롱코트를 입을 수 있는 건 자신들이 ‘절대 권력자’ 혹은 ‘백두혈통’을 은연중으로 드러내는건데, 김주애도 김정은과 동일시한 위치에 있단 걸 시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 北 주애 두고 ‘향도’ 표현 사용…과거 대비 표현 격상 시켰다
|
북한 당국은 이날 향도 표현을 ‘당 중앙의 향도’와 ‘향도의 위대한 분들(The great persons of guidance)’ 이라는 복수 명사를 차용했다. 이는 혁명투쟁에서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고 승리의 한길로 이끌어나간다고 의미하는 만큼 향후 북한 당국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낙점시켜 후계자 작업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김주애를 ‘사랑하는 자제분’·’존귀한 자제분’·’조선 샛별 여장군’ 등의 호칭을 통해 표현을 점진적으로 격상 시켰고, 이번에는 ‘향도’ 표현까지 사용하며 북한주민들에게 김주애 우상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 당국의 현재 김주애 후계 구축 작업과 유사한 부분은 과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김정일도 아들 김정은을 두고 내정(內定)과 후계수업'(1992~2008), ‘대내적 공식화'(2005~2010), ‘대외적 공식화'(2010~2011)의 단계를 밟았는데, 현재 김주애의 후계체제 구축은 기본적으로 ‘내정과 후계수업’ 단계와 유사하다.
한가지 김정일과 다른 건 김정은은 김주애를 조기에 통신·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로 노출시키는데, 이는 ‘대내적 공식화’와 ‘대외적 공식화’ 단계에서 나타났던 현상까지 이르렀다는 걸 보여준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김주애가 아직 후계자 ‘내정과 후계수업’ 단계에 있지만, 미래에 그를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우고자 하는 김정은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함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이 표현이 김정은과 김주애를 지칭한다면 주애를 향도자 반열에 올리는 첫 표현이 된다. 그가 일종의 후계자 수업을 받는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개인 우상화는 아직이고, 이름도 직접 거명되지 않는 만큼 후계자로 최종 내정됐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주장에 정부는 김주애의 후계자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나이가 어리단 변수가 있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 한-쿠바 여파…北 쿠바 대사 귀임 준비
|
북한 당국은 공개행보와 맞물려, 한-쿠바 수교 여파로 마철수 주쿠바 북한 대사가 귀임 준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 수교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마 대사에게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간) 쿠바 대통령실 사회관계망서비스와 관영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마 대사는 전날 오후 아바나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접견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마 대사와의 만남 모습을 담은 28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통해 “자매국인 북한은 모든 분야에서 쿠바의 지원과 연대, 변함없는 우정에 언제나 의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외교 임무를 마무리하는 마철수 동지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고 언급했다.
북한 당국은 또 한-쿠바 수교여파에 한·미·일 3국 동맹 균열을 내기 위해 여럿 서방 국가와 대외접촉을 맺으며, 평양 대사관을 개방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최근 담화문을 통해 일-북 회담을 요청하는 등 외교행보에 분주함을 보이고 있다.
일본도 이런 북한 손짓에 반응하는 모양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내 최악의 국민 지지율로 곤욕을 치루는 부분을 반등시키기 위해 북한으로 강제납치된 일본인 피해자를 두고 납치 문제 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납북자 귀국 문제 등에 관해 지난 4일 의견을 나눴다.
북한이 던진 공에 일본이 반응해 회담이 실현될 경우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 이후 ’22년 만의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돼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은 12명 중 8명이 사망했고 4명은 아예 오지 않았다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