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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서 김하성 잡았다’ 문동주 155km 위력투, 볼볼볼볼볼볼 출발은 옥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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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동주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볼넷 4개를 허용했다.
▲ 문동주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볼넷 4개를 허용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한국야구의 보물’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메이저리그 현역 타자들을 상대로 볼을 남발하면서 고전했지만 그래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문동주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다.

문동주는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투수다. 광주진흥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에이스’로 불렸던 문동주는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첫 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었다. 문동주의 프로 데뷔 첫 시즌 성적은 13경기 28⅔이닝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 사실 문동주가 28⅔이닝 밖에 던지지 않은 것은 전략적인 이유도 있었다. 바로 2년차 시즌에 신인왕 요건을 갖추고 재도전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문동주가 30이닝을 넘겼다면 신인왕 요건이 날아갔지만 한화는 문동주의 미래를 위해 이닝을 조절했다. 

그 결과는 달콤했다. 지난 해 KBO 리그 2년차를 맞은 문동주는 23경기에 나와 118⅔이닝을 던져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하고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한화 선수로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수상한 것이라 의미가 컸다. 사실 문동주는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었지만 한화가 문동주의 이닝을 120이닝 미만으로 관리하면서 118⅔이닝을 던지는데 만족해야 했다. 만약 문동주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면 10승 달성 등 더 많은 기록도 품에 안았을 것으로 보인다.

문동주의 위력적인 투구는 리그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었다. 지난 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조별리그 대만전과 대만과의 결승전에 나란히 선발투수로 등판하면서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 쾌투로 대만 타선을 잠재운 그는 한국의 금메달 사냥을 이끌기도 했다. 한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을 차지, 대회 4연패 달성을 해냈다.

이날 샌디에이고가 내세운 1~9번 타순은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 사실상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주전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비록 샌디에이고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간판타자’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하면서 타선에 큰 공백이 생겼지만 마차도, 보가츠, 타티스 주니어, 김하성 등 주축 선수들이 많이 남아있어 여전히 위력적인 타선을 자랑하는 팀이다.

▲ 문동주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 문동주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 문동주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 문동주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이날 문동주에게 계획된 것은 2이닝 투구였다. 경기 전 류중일 한국야구 대표팀 감독은 “문동주는 2이닝을 생각하고 있다. 투구수와 상황을 보고 결정하도록 하겠다. 투수 교체를 조금 빠르게 할 생각이다. 일단 선발투수만 6명이 있다. 문동주 다음으로는 원태인, 그 다음에는 신민혁이 나올 것 같다”라고 밝혔다.

문동주는 0-0 동점이던 1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보가츠와 상대한 문동주는 초구 94마일(151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경기 시작을 알렸다. 그런데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제구력이 급격하게 흔들린 문동주는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보가츠를 1루로 내보내고 말았다. 이어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한 문동주는 초구와 2구 모두 볼을 던지면서 어려운 승부를 했고 3구째 93마일(150km) 싱커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으나 6구째 볼을 허용하면서 또 한번 볼넷을 헌납하는 아쉬운 순간을 맞았다.

문동주의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문동주는 크로넨워스를 상대로 또 한번 볼넷을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초구 커브를 던진 것 외에는 모두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만난 타자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인 마차도. 마차도는 지난 해 타율 .258로 고전했지만 그래도 홈런 30개를 터뜨렸던 선수다.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던 문동주는 초구 95마일(153km) 포심 패스트볼을 꽂았고 3구째 바깥쪽에 꽉찬 96마일(154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볼카운트 1B 2S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어 볼카운트 2B 2S에서 90마일(145km) 커터를 던져 마차도를 삼진 아웃으로 처리했다.

1아웃은 잡았지만 만루 위기는 그대로였다. 이번에 문동주가 만난 상대는 다름 아닌 김하성. 문동주는 김하성에게 초구와 2구 모두 볼을 허용하면서 불리한 볼카운트를 맞았지만 3구째 던진 94마일 포심 패스트볼로 유격수 뜬공을 유도하는데 성공, 플라이 아웃으로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수확할 수 있었다.

끝내 실점은 피하지 못했다. 프로파의 타석에 폭투를 던지면서 3루주자 보가츠의 득점을 막지 못한 것이다. 문동주는 포수 김형준과 사인이 맞지 않았는지 호흡이 안 맞는 모습을 보였고 문동주가 던진 공은 주심의 마스크를 강타하고 말았다.

결국 프로파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또 한번 만루 위기를 맞은 문동주는 캄푸사노와의 맞대결에서 79마일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 삼진 아웃으로 처리하며 길고 길었던 1회를 마치는데 성공했다.

문동주는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선두타자 웨이드를 초구에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으면서 안정감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메릴 역시 2구 만에 유격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은 문동주는 보가츠를 1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한국은 0-1로 뒤진 3회말 우완투수 원태인을 마운드에 올렸고 그렇게 문동주의 투구는 끝맺음했다. 이날 문동주는 2이닝 동안 안타 1개도 맞지 않았지만 볼넷 4개를 허용하면서 탈삼진 2개를 수확하며 1실점을 남겼다. 투구수는 38개. 그 중 스트라이크는 15개 뿐이었다.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96.4마일(155km)까지 찍었다.

문동주의 소속팀인 한화는 외국인투수 듀오인 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와 더불어 문동주, 그리고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까지 더해 막강한 선발투수진을 구성하면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어느덧 리빌딩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한화가 ‘큰 경기 경험’을 거듭 쌓고 있는 문동주의 성장과 더불어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는 2018년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이래로 단 한번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2007년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에는 2018년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는 점에서 가을야구에 대한 염원이 그 누구보다 큰 팀이라 할 수 있다.

▲ 김하성이 문동주를 상대로 내야 플라이를 치고 있다.
▲ 김하성이 문동주를 상대로 내야 플라이를 치고 있다.

▲ 문동주의 투구에 마스크를 맞은 젠슨 비스콘티 주심.
▲ 문동주의 투구에 마스크를 맞은 젠슨 비스콘티 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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