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 론칭
한국타이어 ‘아이온’과 본격 맞대결
전기차 타이어 교체 시기 맞춰 RE 시장 공략
중국 시장 먼저 출시… 해외 판매 확대 노린다
“위기와 기회는 항상 공존합니다. 핵심 경쟁력은 유럽 브랜드와 품질은 거의 유사하지만 공급 가격은 저렴한 ‘가성비’입니다. 금호만의 기술력을 갖고 있고, 제조 원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 시장은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다고 봅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사장은 지난 15일 화성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EnnoV)’를 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흐려진 브랜드 경쟁력을 ‘전기차 타이어’라는 신시장을 통해 단숨에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금호타이어의 ‘이노뷔’는 전기차의 특성에 걸맞는 기술력이 적용된 전용 타이어로,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타이어 브랜드 가운데 가장 상위에 차지할 프리미엄 브랜드다. 사계절 타이어·겨울타이어·롱레인지 타이어 등 3개 제품의 총 29개 규격이 출시됐으며, 마제스티9 EV, 엑스타 EV, 크루젠 EV 등 기존 내연기관 타이어에서 파생된 전기차 타이어 제품도 모두 이노뷔에 흡수된다.
HLC는 내연기관 대비 무거운 중량, 높은 토크, 길어진 제동거리, 마모도 등 전기차 특성상 발생하는 문제를 잡기 위한 기술로, ▲지그재그 패턴 디자인을 통한 주행 안정성 향상 ▲접지력 및 제동력 향상을 위한 3D 세이프티 기술 ▲마모성능 최적화 기술 ▲저소음 특화기술 등이 적용됐다.
이미 경쟁사가 2년전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를 출시했음에 불구하고, 이날 금호타이어는 이노뷔의 성공을 자신했다. 앞서 10여년전 출시했던 국내 최초 전기차 타이어 ‘와트런’을 당시 르노삼성자동차 SM3 전기차 모델에 공급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노뷔 출시 전 마제스티9 EV, 엑스타 EV, 크루젠 EV 등을 국내외 전기차에 꾸준히 공급 해왔단 점도 금호타이어의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기아 EV6를 시작으로 현대차 코나EV, 폭스바겐 ID.4, 테슬라 모델 Y 등에 OE(신차용)타이어를 공급한 바 있다.
임승빈 금호타이아 영업총괄 부사장은 “이미 전기차용 공급은 이노뷔 이전에도 하고있었기 때문에 금호의 기술력은 인정받았다”며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설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과 논의중인 OE 공급 계약도 수건에 달한다. 물론 이노뷔가 이제 막 출시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는 기존 마제스티9 EV, 엑스타 EV 등 내연기관 전용 타이어의 파생 상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금호타이어는 이노뷔의 OE시장 진입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봤다.
정 사장은 “전기차 잘 만드는 카메이커가 어디인지 떠올려보면, 몇 개 회사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 회사들 7~8곳과 현재 OE 공급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제조업체가 만드는 차량에 가장 적합한 타이어가 선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카메이커들도 이노뷔의 기술력이 증명되는 순간 OE 공급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가 완성차 업체에 이노뷔 신제품 OE를 공급하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가 내연기관 타이어 기술력을 충분히 갖고있다 하더라도, 이노뷔의 기술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반응 등 충분한 데이터와 시장의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호타이어는 당장 올해부터 RE(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전기차 신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지 올해로 약 4년을 맞는 만큼, 전기차 RE 타이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먼저 시장에 뛰어든 한국타이어와 비교해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는 밀릴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윤장혁 금호타이어 글로벌 마케팅 담당 상무는 “전기차 브랜드를 개발하고 등록한 시점은 이미 작년이었다. 하지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생각하는 시기를 1년간 기다렸다”며 “전기차 신차 판매가 시점은 2020년부터로, 본격적으로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하는 시점은 2024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사가 수요 태동기에 전기차 전용 제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기운을 소진할때 (우리는) 교체 수요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시점을 기다렸다”며 “어떻게 하면 시장에서 시장에서 제대로된 평가와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출시한 만큼 금호타이어는 해외 전기차 시장 역시 적극적으로 노릴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강국으로 올라선 중국 시장에 빠르게 브랜드를 출시해 판매량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임 부사장은 “해외는 국내보다 아무래도 전기차의 성숙도가 조금 떨어진다. 추이를 보면서 판매전략을 수립해나갈 것”이라며 “가장 전기차 속도가 빠른 중국에서 가장먼저 이노뷔 출시를 기획하고 있으며, 곧 중국 시장 소비자들이 원하는 타이틀로 동반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이노뷔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순위 10위 내에 안착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21년 18위에서 지난해 15위로 3계단 상승한 바 있다.
정 대표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현재수준보다 더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현재도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 기술력에서 우위”라며 “여러 기술적 측면에서 봤을때 향후 5위~8위 정도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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