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 회칼 테러’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16일 ‘사과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황 수석 명의 입장문이 올라왔다. 황 수석은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황 수석은 MBC를 포함한 언론인들과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과거 군인들이 군과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를 쓴 기자를 습격했던 사건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자 황 수석은 과거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한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기자들을 겁박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와 관련해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16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 회칼 테러’ 발언과 관련 사과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처신은 사과가 아니라 사퇴”라고 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언론협박수석 황 수석을 당장 경질하라”고 밝혔다.
“초등학생이 들어도 협박임을 알만한 발언을 농담으로 치부한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가”라며 권 수석대변인은 “시민 통합과 소통을 위해 일해야 할 시민사회수석이 노골적으로 국민을 협박하고 있으니, 그 이름이 가당치도 않다. 시민사회수석이 아니라 ‘언론협박수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권 수석대변인은 “언론인들이 정부의 테러 협박으로 두려움에 떠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자유민주주의’인가. 황 수석의 사과로 슬그머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권위주의 정권의 인식과 기조를 버리고, 비뚤어진 언론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을 뱉어내는 황 수석을 당장 경질하라.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도 황상무 수석 발언에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입장을 덧붙였다.
한편, 기자 회칼테러 사건은 1988년 8월 6일 오홍근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이 출근길에 정보사 요원들에 의해 허벅지를 길이 34㎝, 깊이 3~4㎝가량 찢기는 중상을 입은 일을 말한다. 정보사는 오 부장이 월간중앙 88년 8월호에 쓴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제목의 칼럼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안정윤 에디터 /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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