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시장이 최근 대중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일시적인 수요 둔화를 겪고 있지만, 미래에는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아 본사에서 열린 제80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난해 EV6에 이어 올해 EV9이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인정받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볼륨모델(판매량이 많은 주력 차종) EV3를 새롭게 출시해 전기자동차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면서 이같이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기아를 전기차 ‘티어1’ 브랜드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아가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EV3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EV9과 비슷한 디자인에 앙증맞은 차체가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사용하는 가장 작은 모델이 될 전망이다.
작지만 평평한 바닥과 효율적인 실내 디자인으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V3는 앞좌석 가운데 테이블을 놓거나 뒷좌석 쿠션을 들어 올려 짐을 싣는 등 콘셉트카에서 선보인 기능도 양산형 모델에 어느 정도 구현해 상품성을 더욱 높인다. 기아는 이 모델을 3000만원대에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며, EV4, EV5 등 중소형 전기차를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송 사장은 “2025년 중반 론칭하는 PBV 비즈니스는 기아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핵심 사업”이라며 “오토랜드 화성에 건설 중인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비롯해 필요한 사항들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송 사장은 주요국의 긴축정책과 고금리에 따른 경기 위축, 신규 수요 유입 감소 등으로 올해 자동차 업계는 더욱 녹록지 않은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EV 시장 리더십 강화와 PBV 네트워크 확대 △고객 중심 브랜드 전환 가속 △지속 성장 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송 사장은 “원가 경쟁력 강화와 효율적 투자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고객 중심 브랜드로서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면서 “올해 장애인에 대한 지원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다문화 가정 청소년 지원활동을 신규로 도입하고,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서스테이너불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물러나는 한철수 법무법인 화우 고문의 후임으로 이인경 MBK 파트너스 부사장(CFO)에 대한 선임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기아는 현대차그룹에서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조화순·신현정 교수, 이인경 부사장) 비율이 50%를 넘게 됐다.
기아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실시했다. 기아 관계자는 “주주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하고 주주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자 생중계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날 카림 하비브 부사장은 현장 발표자로 나서 기아 디자인의 핵심 철학과 비전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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