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판세 분석 본격화…민주, 이례적 공개하며 지지층 결집 시도
與일각 “120 후반∼130 초반” 전망도…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박경준 김치연 기자 = 4·10 총선이 2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선제적으로 의석수 전망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의석수 전망에 대해 공개 언급을 아끼며 신중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대부분 선거구의 대진표가 확정되자 여야가 판세 분석을 본격화하며 지지층 결집과 중도·부동층 포섭을 놓고 수 싸움에 들어간 모습이다.
민주당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합쳐 최대 ‘153+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본부장은 “권역별 판세를 종합하면 지역구에서 130∼140석 정도 승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가져올 수 있는 의석수를 두고는 “외부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13석+α 정도를 예상한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 수도권에서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했다는 판단 속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승리까지 내다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야권 성향의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의석 7∼8석을 확보한다면 범야권 의석은 160석을 훌쩍 넘을 것이란 관측도 일부에서 나온다.
이런 예상은 공천 정국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이 부각돼 당 지지세가 수세에 몰렸으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출국 논란 등 여권에 악재가 불거져 여론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례적으로 ‘과반 의석’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것은 공천 파동을 뒤로 하고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선거가 한 달 남짓 남은 만큼 섣부른 낙관론은 멀리 해야 한다는 신중한 기류도 읽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에는 변수가 워낙 많아 언제 판세가 뒤집힐지 모른다”며 “마지막까지 절실한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원내 1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의석 목표치를 밝히지 않으며 ‘입조심’을 하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 목표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고, 숫자를 이야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 취임 이후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수도권 위기론’이 최근 재점화하는듯한 분위기가 감지되자 민심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물가 상승과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논란, 의료 공백 장기화 등 겹악재에 조국혁신당의 부상까지 더해지면서 ‘정권 심판론’이 본격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도권 판세에 대해 “그동안 공천 국면을 지날 때까지 한쪽이 오르고 한쪽이 국민들에게 욕을 많이 먹고 이런 게 있었는데 이제 그런 것들이 서로 더해지고 빠져서 사실 출발선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30석 초반 안팎을 점치기도 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근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포함해 120석 후반에서 130석 초반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천 파동에 따른 반사이익 국면이 끝났다고 보고, 여당으로서 민생·정책 의제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이 전날 부산 방문에서 “물가를 잡고 잘하겠다”고 발언한 뒤 당정 협의를 거쳐 이날 바로 긴급 물가안정자금 1천500억원 투입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야권 성향인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등이 의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의회 지형을 결정할 중요 변수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지역구와 비례를 합해 각각 20석 이상을 노리고 있고,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10석을 목표로 잡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이나 제3지대 파이가 줄어들면 거대 양당 중 하나가 과반을 할 수도 있다”며 “만약 민주당이 과반을 못 하더라도 조국혁신당과 합해 과반이 넘는다면 사실상 야권이 과반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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