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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현장] 이변 없었던 삼성물산 주총..행주펀 연합, 표대결서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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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개최된 제60기  삼성물산 정기주주총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 = 박민석 기자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약 2% 지분으로 삼성물산에 1조원대 배당증액과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요구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들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지지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과 맞물려 주목받았으나, 주주들로부터 과반수 지지를 받지 못했다.

15일 오전 서울 삼성엔지니어링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삼성물산 제6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4개 행동주의펀드 연합(안다자산운용,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등)이 제안한 ‘배당 증액’과 ‘자기주식 취득’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앞서 삼성물산 이사회는 2023년 배당금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주당 2550원, 2600원 총 4173억원을 제시했다. 반면 행동주의펀드 연합에선 사측 제안보다 76% 높은 4500원, 4550원의 배당과 함께 5000억 규모(발행주식 1.8%)의 자사주 취득을 요구했다. 행동주의펀드가 요구한 주주환원액은 총 1조2364억원 규모다.

이날 배당 안건에 대해서는 77%의 주주들이 이사회 안에 손을 들어주면서 23% 지지를 받은 행동주의펀드의 배당 증액 안건은 부결됐다. 

자사주 취득 안건 또한 82%의 주주들이 반대하면서 행동주의펀드가 제안한 모든 안건이 부결됐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삼성물산 지분은 1.46%로 애초 통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졌으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들의 주주제안에 지지하는 의견을 내면서 주목받았다.

다만 7.01%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총 하루전 배당 관련 이사회 안건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면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행동주의 펀드 측 대리로 출석한 법무법인 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행동주의펀드측에서 향후 계획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 할 것”이라며 “표결에선 패배했으나 배당증액과 자사주 매입 안건에서 20%에 가까운 기관투자자들과 소액주주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동주의펀드가 제안한 배당확대와 자사주 취득 건 이외에도 △ 재무재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 자기주식 소각△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등 안건도 이사회 원안대로 통과됐다. 

자사주 매입 두고  행주펀 대리인 “잉여현금으로 가능해” VS사측 “신사업 투자 고려해야”   

이날 표결 전 주총 현장에선 자사주 매입에 대한 행동주의펀드 대리인과 사측의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현수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삼성물산의 우량 자산이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주주들은 지속적으로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며 “자본 배분과 주주수익률 개선 필요성에 대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과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의 순자산 가치 대비 디스카운트는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며 “삼성물산의 비효율적인 자본 배분,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 불명확한 전략 등으로 주주들이 성장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5일 서울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개최된 제6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참석한 주주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박민석 기자
15일 서울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개최된 제60기 삼성물산 정기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 대리인으로 참석한 법무법인 린 관계자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박민석 기자

도 변호사는 자사주 매입 안건에 대해 “5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은 삼성물산 순자산의 1%미만이고 사측의 잉여현금 흐름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며 “자사주 매입은 배당금 인상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하는 장기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측은 불확실한 대외환경을 고려해 신사업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규종 삼성물산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은 “당사의 자본 배분 정책의 원칙은 장기 주주가치제고로, 주주환원을 일관성있고 균형 있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는 신규 사업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부사장은 “당장의 자사주 매입보다는 기후위기 및 공급망 리스크 등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 투자에 비중을 두고자 한다”며 추가적인 외부 차입이 불가피한 주주제안은 적절한 자본 배분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죽기전 합병 전 주가 보고파” 물산 저평가·낮은 주주환원에 따른 주주들 불만도 

행동주의펀드 뿐 아니라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저평가된 주가와 낮은 주주환원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합병전 한때 주당 19만원을 기록했던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현재 17만대에 거래 중이다.  

삼성물산 지분을 40년째 보유중이라 주장한 주주는 “합병 이후 하락한 주가가 9년이 지나도록 회복을 못하고 있다”며 “죽기전 손실 본 주가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삼성물산이 주가 부양에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주주들이 원하는 것은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직전 주가로 돌아가 달라는 것”이라며 “이전 주가로만 돌아가면 정기주총이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에 대해 영업 소득이 아닌 계열사부터 받는 배당금로만 배당액을 제공하는데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도 나왔다.

한 주주는 “삼성물산의 수익의 대다수는 영업 부분에서 발생하고, 영업이익 또한 3년간 늘어났는데 계열사 배당으로만 주주환원을 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신규 투자에만 집중하고 회사가 성장하더라도 계열사 배당으로만 주주환원에 나설 것인가”고 지적했다.

이에 오세철 삼성물산 의장은 “자본배분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장기 주주가치 제고이며, 투자 없이는 지속적인 주주환원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관계사 배당 수익은 주주배당에 할당하고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자산 매각 자금은 성장에 재투자한다는 원칙으로 신사업을 통해 기업가치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 의장은 “올해는 지난해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는 첫해”라며 “차기 정책을 발표할 때 주주분들이 주신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동주의펀드가 제안한 주주환원책이 부결되면서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 대비 10.07%(1만7200원) 하락한 15만3600원에 거래 중이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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