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된 초등학생 딸이 몰래 연락하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49세 남성이었다는 황당 사연이 방송을 탔다. 이 파렴치한 중년 남성은 아이 부모의 눈을 피해 연락하기 위해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사주고, 연인과 같은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돼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14일 방영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한 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됐다. 어느 날 딸이 남친과 연락하는 것을 본 아버지는 남친의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었다. 열아홉 살이라고 들은 아버지는 남성에게 조심시키려고 전화를 걸어 잠깐 만나자고 했다.
그러나 전화상으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는 고등학생 같지 않았다. 딸이 그와 나눈 대화 내용을 살펴보니 남친의 나이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주민등록번호 앞번호가 ‘021122’라고 적혀 있었다. 학생이 아니라 스물세 살 성인이었다.
더 황당한 건 휴대전화 속에 딸과 남성이 찍은 사진이었다. 어떻게 봐도 20대로 보이지 않았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였다.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재차 나이를 확인하자 이번에는 서른여섯 살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남성은 “죄송하다. 저 감옥 가기 싫다”며 용서를 구했다.
경찰에서는 이 남성의 나이가 1976년생, 마흔 아홉 살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이의 아버지보다도 다섯 살이 많았다.
놀란 부모는 딸에게 “그 아저씨는 어떻게 만난 거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익명이 보장되는 오픈 채팅방에서 만났다고 했다. 만나서 주로 다이소, 아트박스, 이마트 등에 쇼핑하러 갔다고 했다. 5000원에서 1만원까지 용돈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문제의 남성이 딸에게 준 휴대폰에는 마치 연인 사이에서 나눌 법한 대화 내용도 담겨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자기야’, ‘나만 연락을 기다리는 것 같다’, ‘지금 모습 보고 싶어. 많이. 침대랑. 진짜 기대함’ 등 문자메시지만 수천 건에 달했다고.
방송에서 김태경 서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아동 성적 길들이기다. 마치 자기는 순진한 사람인 척, 낭만적인 척하는데 실제로는 거미줄을 친다”며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말해야만 어린아이를 속박할 수 있을지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남성이 보낸 메시지 중에는 ‘너 때문에 휴대전화에 다달이 나가는 돈이 4만 7000원이야. 2년 계약. 그니까 헤어지면 안 되지’ 등 내용도 있었다.
한편 지난해 9월 서울시가 발표한 아동·청소년 유인에 이용된 플랫폼 조사 결과, 카카오톡(40.6%)의 비중이 가장 컸고 랜덤 채팅 앱(37.5%)과 소셜미디어 엑스(X·34.4%)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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