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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軍 극비 ‘전쟁지휘소’ 몇 곳 있나…남침 48시간 이전 北도발 징후 감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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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軍 극비 ‘전쟁지휘소’ 몇 곳 있나…남침 48시간 이전 北도발 징후 감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3년 8월 23일 한미연합사령부 전시지휘소(CP TANGO)를 찾아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상황을 점검하고자 폴 라캐머라(오른쪽) 연합사령관과 함께 작전본부로 이동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CP 탱고를 방문한 건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3일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연습이 한참 진행 중인 가운데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CP탱고)를 전격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현존하는 가장 심대한 위협으로 북한의 핵사용 상황을 상정해 한·미 양국의 핵과 비핵전력을 결합한 강력한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이러한 시기에 한·미 동맹의 압도적인 능력과 한·미 장병의 실전적 연습·훈련, 확고한 정신무장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한미일 정상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협력의 수준을 한층 높이기로 합의한 후 지난해 후반기부터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적용해 한미 연합연습(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한미 양국의 육·해·공군·해병대 전력을 지휘하는 연합전력의 두뇌이자 심장부 역할하는 전쟁 지휘소가 필요하다.

즉,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한미연합사 지휘부가 전쟁을 총지휘하는 곳이다. 유사시 한미 군 수뇌부가 모여드는 컨트롤타워인 전시(戰時) 지휘통제시설, 즉 지휘소(벙커)는 어디에 있고, 몇 곳이나 될까. 지휘소로 쓰이는 지하 벙커는 국내에 7개 정도로 알려졌다.

전술핵 직격탄에도 견디는 ‘CP탱고’

가장 잘 알려진 곳이 1970년대 설립된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전시(戰時) 지휘통제시설인 ‘CP탱고’(Command Post TANGO)다. CP(Command Post) TANGO(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s)의 뜻을 해석하면 지휘소(CP), 전쟁구역(Theater), 해·공군(Air Naval), 지상작전(Ground Operations)이라는 의미로, 직역하면 미군의 ‘전쟁구역 해·공군·지상작전 지휘소’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철저한 베일에 쌓여 존재자체가 비밀에 부쳐져 왔다. 하지만 지난 2005년 3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해 역대 미국 대통령, 국무장관, 국방장관 중에서 처음으로 방문 ‘워게임’(war game)을 하던 군인들을 격려하면서 언론에 첫 공개됐다.

한강이남 민간인 통제구역의 청계산 지하에 단단한 화강암 터널 속에 지하벙커 형태로 구축됐다.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방문할 당시 언론에는 수천평의 크기에 미로로 이어진 회의실, 식당 등으로 구성돼, 외부와 단절된 채로 2개월 이상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대 약 3만3000㎡(1만 평)에 달하고 이곳에 집결할 수 있는 연합사 인원은 증원 병력을 포함해 약 500명 정도다. 1970년대 초 청계산의 단단한 화강암 암반 밑 지하 수십m에 ‘폴아웃 벙커’(방사능 낙진 벙커) 형태로 지어져 전술핵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설됐다.

한미軍 극비 ‘전쟁지휘소’ 몇 곳 있나…남침 48시간 이전 北도발 징후 감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신원식(왼쪽) 국방부 장관이 13일 ‘자유의 방패’(FS) 연습 현장 점검 차 한미연합사 전시지휘소(CP-TANGO)를 방문해 FS 연습 유공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부

내부 이동시 소형 전기배터리 차량이 이용된다. 복수의 층이 미로처럼 이어진 내부에는 상주 인원이 상당 기간 생활할 수 있는 물자는 물론 발전 및 상하수도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지휘부는 탱고 내 전쟁 룸(war room)에 모여 영화관 스크린 크기의 화면에서 이 정보를 공유한다. 화면에는 아군과 적군 현황과 미사일 궤적이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CP 탱고’에는 한국군 고위관계자도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민감히 구분된 최첨단 특정보시설인 ‘스키프’(SCIF·Sensitive Compartmented Information Facility)가 있다. SCIF에서는 한반도 상공을 감시하는 첩보위성과 주한 미군 U-2 정찰기의 대북감시정보를 비롯해 고고도무인기인 글로벌호크에서 전해오는 사진정보,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이 파악한 최신 첩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어 출입 통제가 엄격하다. 현재 한반도 내 주한미군 벙커 중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북한이 남침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해 적어도 개전 48시간 이전에 북측의 도발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견고함은 물론 통신시설을 고려했을 때 CP탱고를 대체할 벙커는 아직 한반도에 없다”고 평가했다.

‘CP오스카’ 서울 이남지역 후퇴 때 활용

다음으로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내에 위치한 한미연합사 지하 벙커 ‘CC(Command Center) 서울’이 있다. 일명 ‘미8군 벙커’로 불린다. 1979년 12·12사태 당시 노재현 국방장관이 피신했던 곳으로 세간에 유명하다. 2002년 평시에 한미지휘부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는 미군이 평택미군지기로 이전하면서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C 평택’ 벙커로 용산을 대신해 캠프 험프리스에 만들어진 새로운 벙커다. 평상시 미 첩보위성과 U-2정찰기, 통신감청 기지 등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종합하는 역할을 한다. ‘CP탱고’ 보다는 시설규모가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이 사용하는 나머지 한 곳이 더 있다. 미군의 오스카벙커로 ‘CP오스카’로 불린다. 대구광역시 남구 캠프 워커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 벙커는 한미 양국군이 북한의 공격을 서울 이북지역에서 막는데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 방어 전선이 서울 이남 지역으로 후퇴 할 때를 가정해 만든 시설로 자세히 알려진 것은 없다.

한미軍 극비 ‘전쟁지휘소’ 몇 곳 있나…남침 48시간 이전 北도발 징후 감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유사시 한미연합사 지휘소인 벙커 CP 탱고는 2017년 8월 리처드 앵겔 미 NBC 기자의 보도로 내부 일부가 공개됐다. 현재 관련 영상은 모두 삭제됐고 일부 캡쳐 사진만 남아 있다. 사진=NBC 화면 캡처

한국이 독자적으로 쓰는 지휘통계시설은 4곳이 있다. 우선은 대표적인 지휘소는 청와대 지하벙커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용산 대통령실 지하벙커로 기능이 옮겨졌다. 명칭도 ‘국가위기관리센터’라고 변경됐다. 위기 관련 상황 관리·대응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국가안보실 소속 기관이다. 센터장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또는 별정직공무원으로 보임하지만, 국방부 소속 현역장교 또는 국가정보원 직원으로 대체해 충원할 수 있다. 현재까지 18명의 센터장이 임명돼, 국정원과 한국국방연구원 출신 2명을 제외하고 모든 현역 장성급이 임명되고 있다.

미국과 달리 형식적 시설만 갖췄던 곳이 비상지휘시설로 탈바꿈한 것은 2003년, 참여정부 시절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내에 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하고 종합적인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하면서 명실상부 최정점에 있는 지하벙커로 그 위상이 강화됐다.

한국군 단독 지휘벙커 가운데 가장 큰 곳인 수도방위사령부 내 지하벙커인 ‘B1 벙커’도 있다. 이곳은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들이 취임 첫해에 어김없이 ‘B1 벙커’를 찾으면서 외부에 노출돼 알려졌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만 딱 한 번 방문했다. 을지연습 때마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탓에 두 전직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자 ‘B1 벙커’에 잘 들르지 않았다. 반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내 몇 차례 들렀다. 육사 출신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을지연습 기간에 가족을 데리고 ‘B1 벙커’에 들어와 이틀간 머무르며 직접 훈련을 지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1 벙커’ 北 남침시 실질적 전쟁 지휘부

‘B1 벙커’는 북한의 남침 도발시 한국군의 실질적인 전쟁 지휘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서울 관악산 남태령에 위치하고 있다. 유사시 실질적인 전쟁 지휘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수도방위사령부가 관할하고 있다.

전시 지휘소에는 전쟁을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의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바탕으로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에 기초한 전장의 모든 데이터가 집결돼 유사시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군령권을 보좌하는 합참의장의 ‘결단’을 지원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북한 탄도미사일 추적 시스템과 서해 NLL인근 북한 함정의 움직임 등을 실시간으로 모두 체크할 수 있는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 등이 대형스크린 등에 실시간으로 투시된다.

‘CP탱고’ 처럼 ‘B1 벙커’는 전시에 대비해 상당수의 군 지휘부가 몇 개월간 나오지 않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시설과 식량 등 완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전시작전권 전환 등에 대비해 이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으로 서울 용산 국방부 내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청사 지하에 위치한 ‘B2 벙커’도 있다. ‘B2 벙커’는 한미 연합사는 물론 미국 태평양사령부, 합참이 군사정보와 전장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한미연합전구지휘통제체계(CENTRIXS-K)와 화상지휘체계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육·해·공군 본부 및 각군 작전사령부와 연결하는 한국군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통해 각 군 작전을 총괄한다. 실제로 해외파병부대와도 실시간 영상지휘시스템으로 연결돼 군사위성을 통해 전송된 고화질 영상을 보며 합참에서 직접 작전을 지휘하는 것도 가능하다. 진도 8.38의 강진에도 버티도록 내진설계가 됐다. 북한의 전자기파(EMP) 공격도 견뎌낼 수 있는 방호시스템도 구축됐다.

한미軍 극비 ‘전쟁지휘소’ 몇 곳 있나…남침 48시간 이전 北도발 징후 감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국가위기관리센터 내부 모습. 연합뉴스

한국군 단독을 쓰는 마지막 지하벙커는 육·해·공군 본부가 자리잡은 계룡대 내에 위치한 지휘소인 문서고, 일명 ‘B3 벙커’다. 대전의 자운대 위성운영국 등도 함게 있다. 이곳은 군의 핵심시설로 EMP방호시설까지 구축하고 있다. EMP탄은 레이더와 항공기, 방공시스템 등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 미래전에서 핵심 무기로 꼽힌다. 이는 합동참모본부가 특전사사령부 등 군의 주요 시설 51개소에 EMP 추가방호시설로 지정하고 2051년까지 구축하기로 한 중장기계획에 따라 방어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군 관련 시설은 아니지만 ‘B5 벙커’라고 불리는 대한민국 정부 주요 부처 공무원 전용으로 쓰는 지하 지휘소가 있다. 과천청사와 수도방위사령부가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세종청사로 이전하면 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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