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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패널사-고객사 힘겨루기 계속될 것”(종합)

연합뉴스 조회수  

옴디아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올해 면적 기준 9% 성장 예상”

“中기업들, LGD·샤프공장 인수하면 2026년 점유율 55.3%”

“中 ‘저가 대면적 LCD TV’로 OLED TV와 가격 격차 극대화”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동률 조정으로 가격을 유지하려는 패널업계와 고객사인 세트(완성품) 제조사 간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옴디아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
옴디아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

[촬영 임기창]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데이비드 시에 전무는 1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옴디아 주최로 열린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2024년 디스플레이 산업 10대 토픽 전망’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시에 전무는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이 매출 기준으로는 작년 대비 7%, 면적 기준으로는 9%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올해를 ‘회복의 해’로 규정했다.

기기 대수(유닛) 기준 TV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2018∼2019년 고점을 찍고 그에 대한 교체 주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대면적 TV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시에 전무는 전망했다.

시에 전무는 “대형 디스플레이 쪽에서 면적 기반으로 보면 유닛 기반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며 “평균 단가가 인치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대형 TV로 가는 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고, 고객사들도 생산능력(CAPA)을 대형 쪽으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프랑스 파리올림픽, 유로 2024 등 TV 수요를 끌어올릴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어서 면적 기준 TV 패널 수요는 하반기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TV 매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TV 매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수요에 따라 가동률을 조정해 패널 가격을 관리하는 패널업계와 패널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주문량을 줄이는 세트업체 간 줄다리기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시에 전무는 내다봤다.

그는 “패널 가격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르면 TV 브랜드들은 발주를 줄일 것이고, TV 업체들이 충분한 발주를 하지 않으면 패널업체들은 가동률을 줄여 가격 급락을 막으려 할 것”이라며 “이런 사이클이 작년에도 지속됐고 올해에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이 추진되는 가운데 해외 기업 공장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 업체들이 공장을 인수할 경우 시장 구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시에 전무는 중국 BOE가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GP1·GP2 공장을 인수하면 2026년 LCD 시장 점유율이 29.8%로, 차이나스타(CSOT)가 일본 샤프의 중국 LCD 공장을 사들이면 점유율이 25.5%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두 업체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55.3%로, 이는 2011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커진다고 시에 전무는 분석했다.

시에 전무는 다만 중국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도 관심을 보이는 점 등 일부 변수가 있다며 “협상이 작년 말부터 지속되고 있고 올해에도 결론이 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고 있는 OLED 시장에 대해서는 공급 대비 수요가 크게 부족해 수요를 늘리는 전략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진한 옴디아코리아 이사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LCD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OLED TV만 놓고 봤을 때 연간 수요가 1천만대는 넘어야 좀 더 공격적 영업을 할 수 있다”며 “지금은 수요 자체가 너무 고꾸라져서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이사는 “현재 생산능력만으로도 시장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추가 팹(생산공장) 투자를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팹에 대한 추가 투자 수요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보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추가 투자는 시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PC 보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과 관련해 “AI가 디스플레이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AI PC가 되려면 하드웨어적으로 고사양이 필요하고, 고사양으로 PC를 교체하려는 수요와 맞물릴 것”이라며 “2027년 PC 출하량의 60%가 AI PC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LG디스플레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00인치 전후 대면적 LCD TV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한 중국 업체들이 OLED TV 시장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정윤성 옴디아코리아 상무는 “작년 3분기 100인치 LCD TV 가격이 4천999달러(657만원)였는데, 중국 하이센스가 올해 1분기 미국 슈퍼볼 시즌에 맞춰 1천999달러(263만원)에 내놨다”며 “100인치 LCD TV 오픈셀(모듈 공정을 거치지 않은 반제품 형태 패널) 가격은 65인치 OLED TV 오픈셀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패널업체들도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작은 면적을 여러 개 파는 것보다 큰 면적을 파는 게 나아 여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며 “이는 향후 OLED 가격에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경선 옴디아코리아 이사도 올해 1월 TCL이 98인치 LCD TV를 1천999달러에 내놓아 LG전자의 97인치 OLED TV(2만4천999달러·3천292만원)과 가격 차이가 2만3천달러에 이른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 업체들의 ‘저가 대면적 LCD TV’ 공세를 TV 시장의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박 이사는 “기존 시장은 ‘초대형=프리미엄’ 공식에 따라 98인치라면 다양한 고사양 스펙을 넣어 매우 비싸게 판매했다”며 “TCL은 이 공식을 다 무시하며 사이즈와 스마트 기능만 남기고 고사양을 모두 빼 경쟁사를 압박하고 OLED와의 가격 격차를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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