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 직접 출석했다. 가사소송법상 이혼 소송에는 당사자가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양측은 법정에 동시 출석한 양측은 ‘장외설전’을 중단한 채 법정에서 각자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12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1심 선고 뒤 1년 3개월여 만에 열린 이날 변론은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양측은 2018년 1월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이혼소송 1심 2차 조정기일에도 함께 출석한 바 있다.
노 관장은 재판 시작 약 10분 전 법원에 모습을 나타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법정으로 향했다. 최 회장 역시 5분 뒤 대리인들과 함께 법정으로 향했다.
최 회장은 1988년 노 관장과 결혼했으나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자 이듬해 2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최 회장에게 2019년 12월 맞소송을 내고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297만5472주의 절반 분할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 위자료 명목 1억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양측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은 1심 당시 요구했던 재산분할의 형태를 항소심에서 주식에서 현금으로 변경하고 금액도 2조원대로 상향했다. 1심 때 인지액은 약 34억원이었으나 2심에서 47억원가량으로 올렸다. 보정된 인지액을 민사소송 인지법과 가사소송수수료 규칙을 바탕으로 역산하면 노 관장 총청구액은 2조30억원으로 추산된다.
양측은 여러 차례 ‘장외설전’을 벌였으나 최근 들어 재판에 집중하고 있다. 당초 지난 1월 11일 항소심 첫 변론기일로 지정됐다. 그러나 최 회장이 첫 변론기일 이틀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2명을 자신의 대리인단에 포함했는데, 재판부 소속 판사 조카 역시 김앤장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률대리인과 법관 친족이 근무하는 법률사무소가 같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 관장 측은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 측이 예정됐던 변론기일을 이틀 앞둔 어제, 재판부와 인척 관계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며 “판결 결과가 불리할 것을 예상해 재판부를 바꾸려는 꼼수로, 재판부를 바꿔 사건을 재배당해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최 회장 측은 “최 회장은 누구보다 소송이 신속히 끝나길 바라고 있다”며 “노 관장 측은 항소심에서 사건이 처음 배당되자 재판장과 인척이 대표인 법무법인을 선임해 재판부를 변경시켰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법은 재판부가 배당권자에게 위 사정을 알리고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 의견과 재배당 사유 해당 여부에 관해 검토한 결과 재배당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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