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오스카 트로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바꿀 수 있다면”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을 연출한 엠스티슬라브 체로느프 감독의 뭉클한 수상 소감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1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우크라니아 영화 역사상 첫 수상으로 주목받았다. 연출을 맡은 엠스티슬라브 체로느프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 일이 없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의 말문을 뗐다.
이어 “이 상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거나 공격하지 않은 역사와 맞바꿀 수 있다면 교환하고 싶다”며 “이 모든 영광을 바꿔서라도 러시아가 국민들을 죽이지 않고 인질을 풀어주고 나라를 지키던 군인들과 맞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다”고 힘줘서 말했다.
감독은 “역사는 바꿀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객석을 향해 “당신들은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역사를 바르게 기록하는 일이다. 마리우폴의 시민들, 목숨을 잃은 자들을 잊히지 않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영화는 기억을 만들고 기억은 역사를 형성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게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객석의 영화인들은 기립박수를 통해 감독을 향해 지지를 표했다.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었을 때 포위당한 도시, 마리우폴에 갇힌 우크라이나의 기자팀이 전쟁의 잔학한 행위를 기록하는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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