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촉됐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대통령 추천 위원 몫이 1명 초과되자 ‘위법’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에 방심위가 ‘일시적 상황’이라며 위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처분 인용으로 업무에 복귀한 위원은 “일시적 위법도 위법”이라고 반발했다.
방심위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심위는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이라는 법률상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상시 운영돼야 한다”며 “이에 올해 1월 심의위원 해촉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이 후임 위원을 위촉했고, 이는 법률에 따른 것으로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신청 사주’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다 해촉된 김유진 위원이 지난달 27일 법원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하자 방심위는 위원 구성이 ‘위법’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통위 설치법 18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9인 위원 중 3인만을 추천할 수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 추천 몫인 김 위원의 복귀로 대통령 추천 몫 위원이 4명이 됐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김 위원의 후임으로 이정옥 위원을 위촉한 바 있다.
방심위는 “현재 방심위 구성은 서울행정법원이 (김유진 위원의) ‘해촉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심의위원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고 결정해 사후적·일시적으로 이례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대통령 후임 위원(이정옥 위원) 위촉 및 서울행정법원 결정에 따른 임시적 지위(김유진 위원) 모두 유효한 상태로 이에 따라 현재 구성된 방심위원 직무활동은 ‘위법’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업무에 복귀한 김유진 위원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7일 미디어오늘에 “지난해 국회 추천 위원 두 분이 해촉됐을 때는 업무 공백이 발생했는데도 대통령은 반년 넘도록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후임 위원을 위촉하지 않았다”며 “류희림 위원장은 업무 공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저를 추가로 해촉 건의해서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지금 상황은 설치법 18조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다. 일시적 위법은 위법이 아닌지 묻고 싶다”며 “현재 위원 8명 중 4인이 대통령 추천인데 이런 상황에서 위원회가 내리는 제재가 정당성을 얻을 수 있나. 이미 법원에선 류희림 체제 방심위가 내린 과잉제재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금의 위원 구성은 심의 정당성을 더 훼손해 앞으로 방송사들의 불복과 법원의 제동을 초래할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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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방심위 제재에 대한 법원 제동은 시작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행정법원은 방심위가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 인용으로 법정제재를 내린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의 방통위 명령 효력을 본안 판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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