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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 관광공사, 노조 요구에 전직원 태블릿 지급…예산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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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정기감사…경영평가 점수 올리려 기준 임의 변경·승인없이 녹지 매각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경영 실적이 악화한 한국관광공사와 그랜드코리아레저주식회사(GKL)가 임직원 전원에게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을 지급하며 예산을 낭비했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5일 감사원이 공개한 두 기관 정기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공사 노조는 2021년 말 ‘종이 없는 근로문화 정착과 스마트워크 활성화’를 사유로 전 직원에게 랩톱PC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관광공사는 필요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노조와 합의하고, 2022년 5월부터 운전원, 사무보조원, 외부기관 파견자를 포함한 전 직원에게 태블릿 PC를 지급했다. 태블릿 PC 임대 비용과 통신비는 공사가 부담한다.

감사원 확인 결과, 태블릿 PC를 지급받은 직원들 중 업무용 가상 PC에 접속한 인원은 월 평균 31.5명(월 평균 접속 횟수 107회)에 불과했고 총 데이터 사용량 중 업무용으로 쓴 데이터 용량은 1.4%에 그쳤다.

나머지 98.6%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인지, 업무와 관련한 내용으로 사용한 것인지 확인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또 직원들이 태블릿 PC로 충분히 업무용 가상 PC를 이용할 수 있는데도, 휴대폰용 통신비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별도 비용을 지급하고 무선 인터넷공유기도 제공하면서 관련 비용을 1년여간 1억원 이상 소요했다.

감사원은 “관광공사는 태블릿 PC를 지급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직원들에게까지 주고, 불필요해진 통신비와 무선 인터넷 공유기 이용 요금을 쓰면서 예산이 낭비됐다”며 “업무용으로 지급한 태블릿 PC는 사실상 업무와 관련 없이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GKL 역시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에게 랩톱PC를 지급하거나, 현장직 교대근무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수강하면 대체 휴무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을 과다하게 운영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GKL 그랜드코리아레저
GKL 그랜드코리아레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감사에서 관광공사는 제주 중문관광단지 조성사업을 하면서 공공시설인 녹지를 제주특별자치도 승인 없이 민간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광공사는 중문관광단지 소공원에 법령을 위반한 채로 휴게 음식점을 신축 임대했고, 제주도는 그대로 허가했다.

아울러 관광공사 경영평가에서 관광활성화지표 점수가 만점이 나오지 않자 점수 산정 기준을 임의로 변경해서 점수를 올렸고, 이런 변경 내용을 기획재정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GKL은 관계 법령을 위반한 카지노 사업장 공사에 대해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하고, 일반음식점 영업 신고를 하지 않은 카지노 내 식당에서 고객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서울 용산구는 건축물에 산후조리원이 있는데도, 카지노 사업장 설치를 위해 용도 변경을 허가하고 방화 구획이 설치되지 않았는데도 사용 승인 허가를 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shiny@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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