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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구 신임 건설협회장 “부동산 규제 완화, 적정 공사비 지급 대책 확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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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허지은 기자 hje@한승구 대한건설협회 제29대 회장이 5일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건설인이라는 자부심으로 평생 건설업계에 몸 담아 온 사람으로서 지금의 어려운 건설업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 건설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하나의 마음으로 소통하고 화합해서 새롭게 도약해야 할 때입니다.”

최근 건설업계의 주요 화두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 미분양 속출, 공사비 갈등 등 악재들로 채워져 있다. 건설업계가 역대급 경기 악화에 직면한 시점, 대한건설협회는 전문경영인 출신의 건설통을 회장으로 선택했다. 5일 취임식을 갖고 대한건설협회 제29대 회장으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한 한승구 계룡건설 대표이사다.

한 신임 회장은 직원으로 입사해 건설사 대표이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대전에서 태어나 충남고·충남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계룡건설에 부장으로 입사해 건축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08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오랜 시간 신임을 받으면서 무려 14년간 계룡건설을 이끌었다. 계룡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8위의 중견 건설사로, 2021년 시공능력평가엑 2조 원을 돌파하고 매출 성장세를 이어온 것은 한 회장의 업적으로 꼽힌다.

대외적으로도 굵직한 활동을 이어왔다. 건설협회 제10대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장,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을 역임하면서 고품질·안전 시공을 위한 적정 공사비 보장, 각종 건설규제 철폐 등 건설산업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번 건설협회장 취임으로 또 한 번의 기록을 썼다. 이례적인 전문경영인 출신 협회장이라는 점이다. 건설협회는 1999년 장영수 대우건설 대표이사를 협회장에 선임한 것 외에는 대대로 건설사 오너를 수장으로 선택해왔다. 오너 출신이 주류를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명분은 협회장 임기 안정성 때문이다.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실적에 따라 중도하차해야 하는 전문경영인보다 오너 회장이 안정적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한 신임 회장은 이러한 관례를 깨고 협회장에 올랐다. 건설업계가 전에 없는 다중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회장은 이날 “최근 건설산업은 일감, 자금, 수익 세 가지가 없는 ‘삼무(三無)’의 위기에 직면했을 뿐만 아니라 처벌 만능주의 규제에 짓눌리고 부정적인 프레임에 둘러싸여 ‘퇴행산업’으로까지 치부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이승찬 계룡건설 회장은 “건설업계는 ‘지진이 났다’고 표현할 만큼 어려운 상황으로, 협회가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며 “신임 회장께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는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용산과도 협의해서 건설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고, 또한 이를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한 신임 회장이 내건 공약 역시 제도 개선 과제로 가득차 있다. 그는 “지속적인 건설시장 확보 노력과 함께 우리가 제값받고 제대로 대우받으면서 일하는 건설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건설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가며 침체된 국가경제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제2의 건설산업 부흥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표적인 공약 사항으로는 부동산 규제 완화가 있다. 최근 법 개정으로 분양가상한제 주택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됐지만 이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재건축 부담금 완화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을 임기 내 추진할 방침이다.

건설산업 수익성 보장의 일환으로 공사비 갈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표준품셈·표준시장단가 등 원가산정기준과 간접노무비, 일반관리비,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등 기준을 현실화하도록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 미지급 문제를 개선하고 공공공사 역시 적격심사낙찰제의 낙찰하한율을 올리는 등 수익성 확보 수단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전임 회장의 활동을 이어 건설투자 예산 증액을 추진해 건설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전문가와 공기업이 참여하는 ‘지역별 신사업 발굴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역 업체가 초대형 국책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건설금융제도의 선진화 △대·중소기업 간 건전한 동반성장 △불합리한 중복 처벌 법령 정비 △건설기업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 △윤리·투명경영을 통한 건설산업의 이미지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 신임 회장의 임기는 2028년 2월 29일까지로, 건설협회장을 맡으면서 △건설기술교육원 이사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사장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을 겸직한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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