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지를 이탈한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를 향해 정부가 단호한 칼을 든다.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헌법이 부여한 국가 제1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예고한대로 이날부터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해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는 전날 전공의 수가 많은 상위 50개 병원에 대해 현장 점검을 진행했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서면보고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날(4일) 오후 8시 기준 전공의 1~4년차 9,970명을 점검한 결과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90.1%인 8,983명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나머지 50개 병원에 대해 추가적인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업무개시명령이 확인되는 대로 면허정지 절차를 집행할 예정이다. 추가로 이날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도 발송할 예정이라고. 전날 기준 의대생 휴학 신청은 전체 의대생 재학 수의 28.7%인 5,401명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동맹 휴학에 대한 허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또 전날 마감된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은 총 3,401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수도권은 930명, 비수도권은 2,471명이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은 의사의 직업적, 윤리적 책무이자 의료법에 따라 의사에게 부여된 직무”라며 박 차관은 “의사가 아닌 일반 회사에서도 사직하기 전, 회사와 미리 상의하고 인수인계 과정을 거쳐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은 만큼 더 많은 책무도 있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환자의 곁을 떠났다. 심지어 응급실, 중환자실도 비웠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은 공중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위해가 생기지 않도록 필수적으로 진료가 유지되어야 한다. 직업적, 윤리적 책임을 망각하고 법적 의무조차 지키지 않은 무책임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그는 “의사단체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고 하지만 ‘의사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며 “정부는 그간 의사의 반대에 가로막혀 개혁을 이룰 수 없었던 과거와 이러한 경험을 통해 굳어진 잘못된 인식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있기 때문에 후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더는 의료 개혁을 늦출 수 없다. 특정 직역의 반대에 밀려 또다시 물러선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국민만 바라보고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
다만 박 차관은 “2월 29일까지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이 나가지만 워낙 인원이 많기 때문에 모든 전공의가 동일한 시점에 처분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시에 다 처분이 나가면 의료 공백이 우려되기 때문에, 실제 처분은 상당히 차별화돼서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2월까지 수련을 마쳐야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는데, 3개월 면허 정지 처분을 받으면 (2월까지) 수련 기간을 채울 수 없다”며 “그래서 (다음 해) 빠진 기간을 채워야 해 1년 정도 딜레이가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업무 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들에 대한 경찰 고발 계획에 대해 박 차관은 “주동 세력을 중심으로 경찰 고발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구체적으로 언제 할지, 대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부분은 결정하지 않았다. 추가적으로 검토를 하고, 정부 내에서 의사결정이 되면 별도로 알려드리겠다”고 답했다.
“자신들이 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게 된다는 원칙은 불변이다.”
안정윤 에디터 /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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