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미노어, 우승 다음 날 새벽 비행기로 볼터 결승전 보러 출발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테니스 커플’인 앨릭스 디미노어(10위·호주)와 케이티 볼터(27위·영국)가 투어 대회 단식에서 나란히 우승하며 훈훈한 장면도 연출했다.
먼저 우승한 쪽은 디미노어다.
디미노어는 현지시간으로 2일 밤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코오픈 단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디미노어의 결승전이 끝난 시간은 자정이 다 돼서였다.
이때 볼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진행 중인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샌디에이고오픈 단식 결승에 올라 있었다. 결승전은 다음날인 3일 열렸다.
디미노어는 우승을 확정한 뒤 코트 위 인터뷰에서 ‘오늘 밤을 어떻게 축하하며 보낼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럴 수 없다. 내일 새벽 6시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음날 여자친구의 결승전을 직접 보기 위해 샌디에이고로 날아갈 것이라는 얘기였다.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미국 샌디에이고까지 거리는 3천200㎞ 정도로 다음 날 오후 3시에 시작하는 결승전 시간을 맞추기는 매우 빠듯한 일정이었다.
3일 결승에 나선 볼터는 마르타 코스튜크(32위·우크라이나)를 2시간 13분 접전 끝에 2-1(5-7 6-2 6-2)로 물리쳤고, 생애 처음으로 WTA 500 등급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 코트 위 인터뷰에서 볼터는 디미노어에게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1996년생으로 디미노어보다 3살 많은 볼터는 “남자 친구에게 작지만 특별한 인사를 하고 싶다”며 “그는 어젯밤 멕시코에서 자정에 경기를 마쳤는데, 오늘 새벽 4시 15분에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 여기까지 와줬다”고 팬들에게 소개했다.
2020년부터 교제를 시작한 디미노어와 볼터는 메이저 대회 혼합복식에도 한 조로 출전하기도 했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디미노어가 2020년 US오픈 8강, 볼터는 세 차례 3회전 진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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