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지난달 국내 4만4008대, 해외 19만8348대, 특수차량 300대 등 총 24만265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설 연휴로 인한 근무일수 감소가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올해보다 영업일수가 많았던 작년 2월(작년 설 연휴는 1월, 주말과 겹쳐 휴일이 2일)과 비교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3년 2월 기아는 국내 5만16대, 해외 20만4300대(특수차량 299대 포함) 등 총 25만4405대를 판매했다. 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2022년 2월과 비교하면 14.9% 늘었다. 설 연휴가 1월과 2월에 걸쳐있었던 2022년 2월(22만1472대)과 비교하면 올해 2월 판매량은 9.6% 증가한 수치다. 작년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해외 시장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준수한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국내 수요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기아 전기차 판매대수는 1273대로 작년 2월(7686대) 대비 83.4% 줄었다. 기아 측은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작년보다 늦게 정해지면서 판매대수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작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2월 2일에, 올해는 2월 6일에 발표됐다. 설 연휴와 함께 전기차 판매를 위한 영업일수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영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보기에는 판매량 하락폭이 크다. 여기에 작년 2월에는 판매되지 않았던 레이EV와 EV9 등 전기차 라인업 확대도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전기차 인기가 급격히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브랜드 대표 전기차 모델인 EV6는 지난달 판매량이 155대에 그쳤다. 작년 2월(1951대) 대비 92.1% 감소한 실적이다. 니로는 작년 1880대에서 940대로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국내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0% 줄었다. 승용과 전기차, 상용차 판매가 감소했고 SUV를 포함한 RV 차종 판매량만 나홀로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차종별로는 쏘렌토가 8671대 팔려 브랜드 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82.7% 늘어난 수치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좋은 반응을 얻고 하이브리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기가 꾸준하다. 2월 쏘렌토 판매대수 8671대 중 하이브리드는 6297대다. 카니발 역시 부분변경과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에 힘입어 판매량이 증가세다. 지난달에는 7989대가 팔렸다. 이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4493대로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스포티지는 6991대(하이브리드 2939대)로 뒤를 이었다. 세 차종 모두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판매 실적을 거뒀다.
다음으로는 레이 3972대(전기차 812대 포함), 셀토스 3967대, K5 2970대(하이브리드 1008대), K8 2165대(하이브리드 987대), K3 1315대, 모닝 1140대, 니로 940대(전기차 2대), 모하비 241대, K9 191대, EV6 155대, EV9 124대 순으로 집계됐다. 상용차인 봉고트럭은 3077대(전기차 180대)가 팔렸다.
해외 판매는 2.8%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설 연휴로 인해 국내공장 근무일수가 감소해 선적대수가 줄었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4만652대로 해외 시장 최다 판매 모델 자리를 유지했고 셀토스는 2만1458대, K3는 1만8531대다. 특수차량은 국내에서 68대, 해외에서 232대가 팔렸다.
기아 관계자는 “설 연휴와 작년보다 늦은 전기차 보조금 발표 등 다양한 요인으로 국내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견조한 판매가 유지됐다”며 “국내 보조금 규모가 확정된 만큼 전기차 판매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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