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사업을 이끌었던 댄 리치오(Dan Riccio) 수석부사장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리치오 수석부사장이 25년 이상 근무한 애플에서 은퇴가 임박했다고 동료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리치오 수석부사장은 지난 3년간 비전프로 출시에 매진한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혁신 제품군을 이끌어온 그가 물러나면서 회사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지 주목하고 있다.
리치오 수석부사장은 지난 1998년 애플에 입사했다. 2010년 아이패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을 거쳐 2012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리더에 올랐다.
리치오 수석부사장이 비전 프로 사업을 이끌어온 것은 2021년부터다. 애플은 2021년 1월 팀을 개편하면서 리치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을 “새로운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새로운 역할”로 이동시켰다. 그 후 존 테르누스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팀의 지휘봉을 잡고 애플 경영진에 합류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리치오가 어떤 ‘새로운 프로젝트’를 감독하게 될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는 지금의 비전 프로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가 세상에 나온 만큼 리치오도 임무를 마치고 그만둘 준비를 하는 셈이다.
리치오 부사장은 비전 프로 외에도 아이폰, 아이패드, 맥 신제품 출시를 이끌었다. 아이패드 미니, 아이폰6 플러스, 아이폰X가 그의 손을 거쳤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블룸버그의 마크 커먼 기자는 리치오에 대해 “내부에서 독단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많은 상사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가 이끈 제품 중에는 스마트 스피커, TV 세트, 자동차 등 실패한 것도 있다. 다만 리치오 부사장이 애플의 많은 혁신 제품을 이끈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애플은 현재 혁신에 있어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경쟁 스마트폰 업체들이 앞다퉈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고 있지만, 애플은 다소 뒤처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애플은 10년간 공들여 온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다고도 밝혔다. 리치오가 은퇴하더라도 그가 애플에 남긴 혁신은 회사의 유산으로 남겠지만, 동시에 애플에는 변화의 기회가 마련될 수도 있다.
특히 마이크 로크웰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비전 프로 그룹을 감독하는 리치오 수석부사장의 역할을 누가 맡을지 주목된다. BNN브레이킹 뉴스는 “마이크 로크웰 부사장이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으며, 그가 팀 쿡 최고경영자(CEO)나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직접 보고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로 확장을 이어가는 애플의 엔지니어링 계층 구조와 혁신 전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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