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검사·진단 전문기업 민테크가 코스닥시장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파트너스 등을 주요 주주로 확보한 이차전지 밸류체인 핵심 기업이란 점을 내세워 적자에도 상장 후 2000억원 넘는 몸값을 책정했다.
시장에선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를 잇는 올해 세 번째 ‘따따블’ 유력 종목으로 민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2월 들어 공모주 시장에서 따따블을 기록한 상장기업은 ‘0′이었다. 기업 사이즈 등을 볼 때 기대감이 높지만, 전기차 시장 침체가 변수다. 현재 제출한 기업가치에도 최근의 전기차 시장 침체는 반영돼 있지 않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민테크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달 중 코스닥시장 입성 방침을 정했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으로 지난해 8월 한국거래소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6개월 가까운 심사 끝에 지난달 15일 승인을 획득했다.
민테크는 총 35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과 정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6500~8500원이다. 밴드 상단 기준 모집(매출) 총액은 255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2071억원이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7일부터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민테크는 전기차 배터리 검사·진단 기술 전문업체로 2015년 설립됐다. 완전 충·방전 방식으로 이뤄졌던 배터리 진단에 전압 저항을 측정하는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술을 적용, 배터리팩 정밀검사 소요 시간을 기존 48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였다.
민테크의 EIS 기술은 이른바 3세대 배터리 진단 기술로 불리며 전기차 배터리 상태 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차량을 정비하는 ##현대차## 현대블루핸즈는 물론, 동일 기술을 배터리셀 진단에도 적용했다.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을 고객사로 뒀다.
배터리 상태를 파악한 뒤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완전히 방전시켜 금속만 추출해 재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진단 기술을 폐배터리 사업으로 확장한 것으로, ##POSCO홀딩스##와 폐배터리 재활용 연구 협업도 진행했다.
시장에선 민테크를 올해 세 번째이자, 공모주 시장의 6번째 따따블 종목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이차전지 주목도에 기댄 ‘무늬만 이차전지주’가 아닌 배터리 진단과 재사용·재활용 사업도 갖춘 이차전지 밸류체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S에너지, 포스코(포스코기술투자)·에코프로(에코프로파트너스)그룹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따따블 기대를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전략적투자자(SI)로 70억원을 투자, 5% 넘는 지분을 확보했다.
다만 민테크의 기업가치를 놓고는 일부 고평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8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낸 이익 미실현 기술특례 상장 추진 기업으로, 2025년 미래 실적을 현재가치로 끌어오면서도 비교기업에는 이차전지 종목을 사실상 배제한 탓이다.
민테크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디아이##, ##아바코##, ##디아이티##, ##피엔티##, ##지아이텍##을 비교기업으로 정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반도체·디스플레이 진단 전문업체로 이차전지 사업은 극히 일부에 그치거나 아예 없음에도 기업가치 산정 비교기업에 채택됐다.
민테크와 KB증권은 구체적으로 2025년 당기순이익을 170억원으로 추정한 뒤 여기에 연 할인율(35%)을 적용한 93억원을 현재가치로 산출, 반도체·디스플레이 진단 전문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 27배를 적용했다. 할인 전 기업가치는 2500억원이다.
기업가치 2500억원은 지난해 7월 LG에너지솔루션이 참여한 마지막 투자유치 당시의 기업가치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파트너스그룹 등은 민테크 기업가치를 1150억원(주당 약 5400원)으로 평가했다.
민테크의 희망 공모가 밴드 6500~8500원은 기업가치 2500억원에 상장 후 주식 수(2619만3300주)를 나눈 뒤 32.1~11.2% 할인율을 가산한 값이다. 할인율 역시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의 주당 평가액 대비 할인율(38.2~26.1%)에 못 미쳤다.
공모주 투자를 주로 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은 물론, 폐배터리 사업을 하는 상장기업마저도 비교기업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면서 “전기차 시장 침체 전망으로 이차전지 종목 주가가 떨어진 게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민테크는 이번 상장 공모 금액을 신사옥 건축과 생산설비 확장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차질 없이 진행 시 7~13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일반 투자자 청약은 19~20일로 예정됐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