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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에 회장실이 두 개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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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명예회장 집무실은 21층·정의선 회장 집무실은 18층에

“정 명예회장 건재”, “부자간 경영 스타일 차이” 해석 다양

현대차 양재동 사옥
현대차 양재동 사옥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현대차그룹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는 2개의 회장실이 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과 그의 아들인 정의선 회장 집무실이 3개 층을 사이에 두고 있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 집무실은 양재 사옥 2개 건물 중 하나인 동관 꼭대기 21층에 있다.

정 명예회장은 2000년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자동차 부문 계열 분리 일환으로 계동에서 양재동 사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금까지 이곳에 집무실을 두고 있다. 이 집무실은 21층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 집무실은 거의 비어 있지만, 몇 달 전 회사에 나왔을 때 집무실에 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최근에는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가끔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 집무실은 동관에서 그보다 3층 아래인 18층에 자리한다.

정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경영 수업을 받던 사장 시절부터 현재까지 해당 층을 사용하고 있다. 두 집무실 크기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정 회장이 사실상 비어있는 상태의 아버지 집무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이 여전히 건재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부터 ‘부자간 경영 스타일의 차이 때문’이라는 해석까지 다양하다.

현대차그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정 명예회장이 갑자기 자신의 집무실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예회장인 만큼 언제든 출근해 업무를 살필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왼쪽)과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왼쪽)과 정의선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부자 간 경영 스타일 차이도 있다.

전면에 나서기를 꺼리면서도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정 명예회장과 달리 임직원들과 소통을 강조하고 격식도 크게 따지지 않는 정 회장이 굳이 집무실 이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룹의 ‘헤리티지'(유산)를 중시하는 정 회장의 의중도 읽힌다.

정 회장은 지난해 5월 이탈리아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하며 개최한 ‘현대 리유니온’ 행사에서 “정주영 선대 회장님과 정세영 회장님, 정몽구 명예회장님,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내 회장실을 바꾸려는 분위기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이 기존 집무실에 익숙해져 있고, 실제 이전 시 집기류와 사무용품 이동 등에 따른 불편함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강남구 삼성동에 지으려고 추진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완공된다면 정 회장 집무실도 자연스럽게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애초 GBC를 국내 최고 높이인 105층(높이 569m)짜리 초고층 빌딩 1개동과 저층 건물 4개동으로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서울시에 제출한 변경 제안서를 통해 GBC를 55층 2개동을 포함해 모두 6개동으로 나눠 짓겠다는 계획안이 공개됐다. 현재 서울시는 이 변경 제안서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한편, 양재 사옥은 현대차그룹이 2000년 농협으로부터 매입한 서관 한 동만 있었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2006년 동관을 새로 지어 지금의 쌍둥이 빌딩 모습을 갖췄다.

gogo213@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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