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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에 따른 전셋값 추가 상승이 매매가격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 1만 여 가구에 불과해 역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물량은 줄고 전세 수요는 늘면서 전셋값은 더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451가구로 지난해(3만2879가구)보다 65%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0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입주 예정 물량 통계에서 빠진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의 입주 물량 1만2000가구를 더하더라도 2만3451가구에 그친다. 2013년 2만751가구가 입주한 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구체적인 입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1만5520가구로 전년(4만5099가구) 대비 65.6% 줄었다. 아파트의 경우 착공 이후 준공까지 3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공급 가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도 적지 않다. 동작구 대방동 노량진7구역에서는 이르면 오는 6월 세입자를 포함해 700가구가 이주할 예정이다. 재개발 이주 수요가 주변으로 옮겨가면서 전세는 계속 공급자(임대인) 우위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눌러앉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어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자에게 불리한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크게 좌지우지된다”며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입주)량이 줄어드는 만큼 당분간 전셋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이 뛰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높아져 일부 지역과 단지에서는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시장을 자극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의 전셋값 상승세가 전세대란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아파트값 약세로 전세 갱신 계약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전셋값이 비싼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 등 수도권 외곽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수요도 적잖게 발생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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