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신동주 모빌린트 대표
“국내외 20여개사 실증 성공…연내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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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AI(인공지능)업계의 화두는 단연 ‘온디바이스AI’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개인용 스마트 기기들에 고성능 AI 탑재가 본격화되면서 인터넷 연결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각 스마트 기기들에 탑재되는 ‘엣지향 AI반도체’다. 다른 AI반도체 시장과 마찬가지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독점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높은 성능과 가격경쟁력으로 엔비디아를 대체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팹리스 스타트업
모빌린트도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모빌린트는 스마트 기기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AI’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서버나 컴퓨터 단위에서 작동하는 ‘온프레미스AI’에 탑재되는 칩을 개발한다. 현재는 엔비디아의 젯슨(Jetson)이나 RTX 제품군들이 독점하고 있는 분야다.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는 “엔비디아 GPU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보다 △전력 효율 △가격경쟁력 △범용성·사용성 등 세가지 요소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뒤쳐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빌린트는 세 요소를 충족하면서 엔비디아보다 2배 높은 성능을, 2배 낮은 가격에 제공해 총 4배 가성비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스마트팜 등서 활용되는 AI반도체 ‘에리스’…국내외 20여개사와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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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린트의 첫 번째 AI반도체 ‘에리스(ARIES)’는 자율주행이나 스마트팩토리처럼 상대적으로 높은 성능과 정확도를 요구하는 기기나 서버의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신 대표는 “온디바이스·온프레미스AI 중에서도 활용 분야에 따라 ‘성능’이 더 중요한 경우가, ‘전력효율’이 더 중요한 경우가 있다”며 “에리스는 일단 높은 성능이 필요한 분야를 겨냥한다”고 말했다.
실제 에리스를 사용해본 현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모빌린트는 지난해 로봇 제조사, 스마트 교통관제 시스템 제조사, 스마트팩토리 불량검출 장비 제조사 등 국내외 20여곳의 기업과 프로토타입 에리스 칩 실증을 진행했다. 신 대표는 “동일한 예산으로는 엔비디아보다 4배 높은 성능을 제공했고, 동일한 성능이 필요한 곳에는 4배 저렴한 가격에 칩을 제공할 수 있었다”며 “온도내구도 등 안정성 측면에서도 엔비디아보다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다양한 AI모델을 지원한다는 점도 고객사의 실증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빌린트에 따르면 에리스는 200여개 AI모델의 구동을 모두 지원한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온디바이스·온프레미스 분야 AI모델을 구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 대표가 엔비디아를 대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한 요소 중 ‘범용성·사용성’에 해당하는 분야다. 반도체가 아무리 좋아도 새롭게 개발된 알고리즘이나 고객사가 변형한 알고리즘을 소화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게 신 대표의 판단이다.
모빌린트는 이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올해 중 삼성전자 파운드리 14나노 공정에서 반도체 양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실증 성공이 구매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빌리트는 대부분 실증 고객들이 구매를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대표는 “지표만 보면 모든 고객에게 양산 칩을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검증이 성공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에리스의 초도물량이 올해 실증 고객들에게 납품되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대중 판매에 들어간다. 아울러 올해 2분기에는 저전력·소형기기에 특화된 2세대 칩 ‘레귤러스(REGULUS)’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카이스트 학·석·박 출신 창업가…”AI반도체, 한국서 기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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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린트는 AI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HW)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SW)도 직접 개발한다. 신 대표는 “실제 현장에서 반도체가 제대로 사용되려면 좋은 HW는 물론 컴파일러, SW, 알고리즘 경량화 등도 최적화돼야 한다”며 “모빌린트는 이 기술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모빌린트의 기술력은 사내 인력을 전기전자공학 전문가 뿐 아니라 수학, 컴퓨터공학 전문 엔지니어들로도 구성해서다. 학사, 석사, 박사 모두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신 대표도 10년 전인 2014년부터 대학원에서 AI반도체 관련 연구를 해온 엔지니어다. 이른바 AI 쇼크가 발생했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2016년)보다 2년 앞선 시점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관련 연구는 흔치 않았다.
졸업 후 실리콘밸리 빅테크 취업과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미국 대학 포스트닥터 사이에서 고민하던 신 대표는 2019년 창업을 결심한다. 특정 기업에서 AI반도체의 일부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엔드 투 엔드’로 설계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우리나라에 삼성전자와 같은 굴지의 파운드리와 디자인하우스 등 관련 생태계가 우수하다는 점도 국내에 남아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신 대표는 “CPU, GPU 같은 영역은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너무 크지만 AI반도체 영역은 모빌린트 같은 한국 스타트업들도 잘 할 수 있다”며 “이제 태동하는 기술이어서 모든 기업이 동일선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들보다 조금이나마 빠르게 AI반도체 연구를 시작한 만큼 자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의 첫 번째 목표는 모빌린트를 AI반도체 팹리스 기업으로서 온전히 안착시키는 것이다. 신 대표는 “AI반도체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가능성’이 아닌 ‘비즈니스’로 성공한 곳이 없다”며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 CPU를 만드는 인텔처럼 AI반도체 제품을 만들어 다양한 고객들에게 실제로 판매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빌린트를 통해 반도체 부품·장비 기업부터 AI소프트웨어 기업까지 우리 산업 생태계 전체가 성장하고 윈하는 세상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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