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6년 4개월(76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5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이어갔다. 반도체가 무역수지 흑자를 이끌면서 대(對)중국 무역수지도 17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대(對)미국 수출도 2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을 넘어섰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오른 52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13.1% 감소한 48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실적은 5개월 연속 플러스를 지속했다. 무역수지는 42억9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무역수지는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에 훈풍이 불면서 수출 호(好)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7% 증가한 99억달러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고, 2개월 연속 50%를 웃도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보기술(IT) 전방 산업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전년 동월 대비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고 수출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아세안·미국(비중 합계 약 70%) 등 주요 시장의 수출이 동시에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15대 주력 수출품 중 6개 품목의 실적이 나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20.2%), 컴퓨터(18.4%)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각각 7개월, 2개월 연속 호조세를 보였다.
반도체 선전을 기반으로 중국 무역수지는 2022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2억4000만달러 흑자 전환했다. 중국 춘절 영향으로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2.4% 감소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4.8%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수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며 수출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대미 수출은 9.0% 증가해 2월 기준 역대 최대치인 98억달러를 달성했다. 7개월 연속 증가하며 지난달 대중국 수출(96억5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또한 일본 1.0%, 아세안(ASEAN) 1.4% 등도 5개월, 중남미(25.1%) 시장에서의 수출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중동·독립국가연합(CIS)은 21.4%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아시아 주요 제조 기반 수출국과 비교해도 양호한 수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과 무역흑자를 동시에 달성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플러스 전환 이후 5개월째 수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대만은 1개월 만에, 싱가포르는 2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집적회로 등 전자제품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연속해 수출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자제품·집적회로 수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해 전체를 봤을 때 전년보다 수출이 4.6% 감소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한 달 빠른 지난해 9월 수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지만,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7개월 장기간 수출 감소세를 지속하다 지난해 9월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10~11월에는 또다시 감소했고, 12~1월에는 증가하는 모양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국내 수출은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보다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있다”라며 “일본,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 무역 의존도가 큰 통상 국가보다 높은 경제성장률로 지난해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저조하다가 하반기에 회복)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 장관은 “우리 경제의 삼두마차인 소비, 투자, 수출 중 확실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최선두에서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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