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3월 들어 새 전력 영입, 가능성 낮다”
일본 ‘풀카운트’는 29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끝나고, 메이저리그 복귀를 희망하며 오퍼를 기다리고 있지만 트레버 바우어에 대한 소식은 없다”며 바우어의 일본프로야구 복귀 가능성을 짚었다.
바우어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소속으로 뛰었다. 2020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손에 꼽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바우어가 일본에서 뛰었던 이유는 성범죄 의혹 때문이었다. 201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데뷔한 바우어는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로 이적했다.
바우어는 이적 직후에도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했는데, 2014년 26경기에서 5승 8패 평균자책점 4.18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더니, 2015년 11승(12패)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하며 승승장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2017시즌에는 17승을 수확했고, 2019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손에 넣으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특히 2020시즌에는 10경기(2완봉) 5승 4패를 기록, 평균자책점 1.73으로 내셔널리그 1위를 마크하며 ‘정점’을 찍었다.
평균자책점 1위와 사이영상을 품에 안은 바우어는 그해 겨울 LA 다저스와 3년 1억 200만 달러(약 1363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고, 이적 첫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8승 5패 평균자책점 2.59로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바우어가 성폭행 의혹의 주인공이 된 것. 성범죄에 대해서는 ‘혐의’만으로도 징계가 가능했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바우어에게 무려 324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부과했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이 162경기인 것을 고려하면, 무려 2년에 해당되는 기간이었다.
바우어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됐지만, 사무국의 징계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에 바우어는 사무국의 결정에 맞서 싸웠고, 2022년 겨울 징계를 194경기로 줄여냈다. 그렇게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던 바우어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다저스가 바우어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다저스 외의 29개 구단도 바우어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이에 바우어는 아시아 무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때마침 외국인 에이스를 찾고 있던 요코하마 DeNA와 연이 닿았다.
바우어는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시즌 막판에도 부상으로 인해 공백기를 가졌으나, 19경기에 등판해 130⅔이닝을 소화하며 10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며 요코하마 DeNA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데 큰 힘을 보탰다. 시즌 일정이 끝난 뒤 요코하마 DeNA는 당연히 바우어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고, 이외의 일본 복수 구단들도 바우어의 영입전에 뛰어드는 그림이 형성됐다. 하지만 바우어의 시선은 일본이 아닌 빅리그 복귀였다.
바우어는 오프시즌 미국으로 돌아간 뒤 여러 방송에 출연하는 등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해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게다가 바우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이영상 수상자(블레이크 스넬)를 위해 다년간 수억 달러를 투자하고 싶지 않은 팀의 경우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으로 나와 계약하면 된다. 승리를 원하지만, 큰 돈을 들이고 싶지 않은 팀들을 위한 또 다른 옵션”이라며 최저 연봉 계약도 맺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바우어가 최저 연봉(74만 달러)으로 셀프 어필에 나선 이후 7~8개 구단이 바우어 측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바우어의 행선지는 시범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결정이 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던 만큼 실력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심각한 범죄 의혹을 받았기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바우어를 영입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까닭이다.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불린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도 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바우어의 리스크를 떠안을 구단은 많지 않다. 특히 몇몇 구단은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바우어를 영입 가능성에 선을 긋기도 했다. 대표적인 구단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있다. ’친정’ 다저스 또한 바우어를 방출했던 팀이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큰 지출을 했던 만큼 바우어와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에서 뛸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본으로 복귀가 ‘보험’이 아니게 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풀카운트’는 29일 “스프링캠프를 마친 NPB 구단이 3월 들어 새로운 전력을 영입할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갑작스럽게 큰 지출을 통해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징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우어가 행선지를 찾지 못하고 공백기를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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