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과실치사상죄 없는 직업어딨나”…의료사고특례법에 환자들 반발

연합뉴스 조회수  

복지부, ‘의료사고처리특례법’ 공청회 열고 각계 의견 청취

의료계 내서도 “어려운 현실 고려해 수용”, “민원만 더 늘어날 것” 의견 분분

환자단체 “환자 보호 못해…의료사고 입증책임 의료인에게 전환해야”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공청회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공청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9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정부가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29일 관련 공청회가 환자들의 극심한 반발 속에 열렸다.

보건복지부와 법무부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에 대한 환자단체와 의료계, 법학계, 언론계 등의 의견을 들었다.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의료인이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하면 의료사고에 대한 공소 제기를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의료인이 과실로 환자 사망사고를 냈더라도 보상한도가 없는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했다면 형을 감면받을 수 있게 해 의사들을 필수의료로 유도하기 위한 ‘당근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박진식 대한중소병원협회 부회장은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심근경색 환자 등 최중증 응급환자를 진료하면서 지난 20여년간 의료현장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느끼고 있다”며 “선배들이 중증 환자를 치료했다가 몇 년씩 의료분쟁에 시달리는 것을 보며 성장한 후배 의사들은 중증 환자 치료는 못 하겠다며 포기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사들은 항상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하지만 의사도 인간인지라 실수할 수도 있고, 급박한 수술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가지 판단을 하다 보니 환자의 병력 등을 놓쳐서 환자에게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 법이 의료계에서 완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단계로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학 박사인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 전문기자는 “이 법 자체가 의사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이 있지만, (의사들이 응급이나 중증 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현실을 감안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의료계 역시 이러한 특례법까지 만들어주면서 의사를 보호하려고 하는 점을 고려해 (법이)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포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공청회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공청회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9 mon@yna.co.kr

하지만 환자단체는 이 특례법에 의료사고에 대한 환자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조항이 없어 피해자인 환자를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의료사고 피해자는 의료적 전문성과 정보 비대칭성을 특징으로 하는 의료 행위에 대해서 의료 과실과 의료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워 의료 분쟁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약자”라며 “의료적 전문성을 가지고 직접 의료 행위를 한 의료인이 의료 과실이 없거나, 의료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입증 책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은 생명 경시 풍조를 조장하고 교통사고 방지 노력을 게을리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받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참고해 만든 법안”이라며 “위헌인 법률은 참고해 위헌적인 법률을 제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졸속으로 특례법을 제정하려고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아버지가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다가 의료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밝힌 한 참석자는 “선의를 가져도 과실이 있을 수 있는 거고, 그걸 처벌하는 규정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이라는 죄목”이라며 “경찰관이나 소방관 등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분들은 구조 의무가 법적으로 있어도 매뉴얼에 따라 사람을 구하지 못했을 때 과실치사로 처벌받지 않느냐”며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직업 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의사는 “환자가 죽거나 큰 손해를 입지 않았는데도 단순한 시술이 실패한 것을 두고 의사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라며 “특례법이 제정되면 오히려 더 많은 민원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서두르지 말고 사회적 협의와 보완을 거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AI 추천] 랭킹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AI 추천] 공감 뉴스

  • “빠르고 강력한 EV9 등장에 국내외 발칵!” 기아 EV9 GT 출시 예고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국엔 더 현대, 파리엔 ‘라파예트’ 130주년 기념 크리스마스트리 공개
  •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 롯데 서울 스카이 콤보 할인. 데이트 야경 명소
  • 국내 최대 9m 브릭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보러 레고랜드 가볼까
  • 서울 파티룸 크리스마스 홍대놀거리 언디파인 2호점 연말모임 후기
  • “운전석 비어있는 버스 타라고?”서울시 새벽 자율주행버스 도입, 믿을 수 있나
  • “미혼 득남에 일반인 여친까지?” 정우성, 싱글 라이프 완성하는 캐딜락과 애스턴 마틴
  • “보험료 상승의 주범!” 이것들 때문에 내 보험료 더 올랐다 분노
  • 총 자산만 ‘5천 억’ JYP 박진영.. 그런데 ‘이 국산차’ 타는 모습 들통!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대만 야구, 일본 꺾고 국제무대 새 강자로 부상

    연예 

  • 2
    삼성, 가을야구 영웅 레예스·디아즈와 재계약

    연예 

  • 3
    [공식발표] 삼성, '레예스 120만$-디아즈 80만$' 재계약 완료 '내년에도 동행한다'

    스포츠 

  • 4
    진정성으로 만든 '소방관', 잊지 말아야 할 희생에 대하여 [TD현장 종합]

    연예 

  • 5
    "연속 히트? 기분 좋은 부담" 투어스, '최고 신인' 굳힌다 [TD현장 종합]

    연예 

[AI 추천] 인기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지금 뜨는 뉴스

  • 1
    가수 싸이와 관련해 조금은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연예 

  • 2
    정지선 셰프의 '촉'

    뿜 

  • 3
    남편 도시락 퀄리티

    뿜 

  • 4
    명절에 가족과 함께 가는 강아지들

    뿜 

  • 5
    예능 레전드 2007년 무한도전

    뿜 

[AI 추천] 추천 뉴스

  • “빠르고 강력한 EV9 등장에 국내외 발칵!” 기아 EV9 GT 출시 예고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국엔 더 현대, 파리엔 ‘라파예트’ 130주년 기념 크리스마스트리 공개
  •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 롯데 서울 스카이 콤보 할인. 데이트 야경 명소
  • 국내 최대 9m 브릭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보러 레고랜드 가볼까
  • 서울 파티룸 크리스마스 홍대놀거리 언디파인 2호점 연말모임 후기
  • “운전석 비어있는 버스 타라고?”서울시 새벽 자율주행버스 도입, 믿을 수 있나
  • “미혼 득남에 일반인 여친까지?” 정우성, 싱글 라이프 완성하는 캐딜락과 애스턴 마틴
  • “보험료 상승의 주범!” 이것들 때문에 내 보험료 더 올랐다 분노
  • 총 자산만 ‘5천 억’ JYP 박진영.. 그런데 ‘이 국산차’ 타는 모습 들통!

추천 뉴스

  • 1
    대만 야구, 일본 꺾고 국제무대 새 강자로 부상

    연예 

  • 2
    삼성, 가을야구 영웅 레예스·디아즈와 재계약

    연예 

  • 3
    [공식발표] 삼성, '레예스 120만$-디아즈 80만$' 재계약 완료 '내년에도 동행한다'

    스포츠 

  • 4
    진정성으로 만든 '소방관', 잊지 말아야 할 희생에 대하여 [TD현장 종합]

    연예 

  • 5
    "연속 히트? 기분 좋은 부담" 투어스, '최고 신인' 굳힌다 [TD현장 종합]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가수 싸이와 관련해 조금은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연예 

  • 2
    정지선 셰프의 '촉'

    뿜 

  • 3
    남편 도시락 퀄리티

    뿜 

  • 4
    명절에 가족과 함께 가는 강아지들

    뿜 

  • 5
    예능 레전드 2007년 무한도전

    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