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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 앞둔 금융지주, 사외이사 ‘변화 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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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내달 말을 기점으로 사외이사 10명 중 7명꼴로 임기가 종료되는 등, 이사진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금융지주사는 신규 사외이사 선임 및 기존 이사의 연임을 결정하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지난해 금융당국이 권고한 사외이사진의 규모 및 전문성 강화 등의 주문 이후 진행되는 첫 번째 사외이사진 개편이라는 점에서 변화 자체뿐 아니라 변화의 폭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밖에 사외이사진의 약 절반가량이 학계 출신에 치우쳐져 있는 직군 분포도의 다양성 역시 이번 주총 시즌을 계기로 제고될지 여부 또한 관전 포인트로 분류된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70% 임기 종료’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약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외이사진 선임 및 연임을 위한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주총이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모범 관행’ 도입 이후 처음 맞는 주주총회 시즌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권고한 사외이사진의 다양성‧전문성 제고라는 기조에 금융지주사가 얼마나 부합할지 여부 또한 올해 금융지주 주총의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실제 올해 주총 시즌을 통해 주요 금융지주사의 기존 사외이사진 중 상당수의 임기가 종료된다.

데일리임팩트가 확인한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초 기준 사외이사는 총 30명이다. 이들 중 내달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22명으로 전체의 약 73%에 달한다. 여기에 NH금융지주까지 합산할 경우,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37명 중 28명으로 전체의 75% 수준에 육박한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사 내 사외이사는 최초 선임 시 2년 임기를 받은 후, 1년씩 임기가 연장된다. 지주사별로 다르지만 1년 추가 연임으로 사실상 보장받을 수 있는 최대 임기는 5~6년가량인데, 올해 주총 시즌을 앞두고 주요 금융지주사 사외이사진의 상당수가 최대 임기를 꽉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KB금융의 경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경호 이사가 5년 임기를 채워 연임이 불가능하다. 신한금융도 성재호 이사, 하나금융은 김홍진 이사와 양동훈 이사 그리고 허윤 이사가 5~6년의 임기를 꽉 채웠다.

현 임기는 종료되지만, 연임 가능성이 열려있는 이사진도 상당수다. KB금융은 전체 7명 사외이사진 김경호 이사를 제외한 3명의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은 성재호 이사를 포함해 전체 9명 사외이사 전원이 임기가 종료된다.

이밖에 하나금융은 전체 8명 사외이사 중 연임이 불가한 3인을 제외한 2명의 임기가 끝나고, 우리금융은 전체 6명 중 4명의 임기가 마무리된다.

새롭게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에 합류하게 된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왼쪽)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오른쪽). / 사진=우리금융
새롭게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에 합류하게 된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왼쪽)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오른쪽). / 사진=우리금융

유의미한 변화 나선 금융지주

실제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주총 시즌에서 일정부분 사외이사진의 ‘인물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도한 변화가 자칫 안정성 나아가 이사회 업무의 연속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지만, 사외이사진 확대 및 다양성 확보 등에 대한 니즈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이미 4대 금융지주사 중 KB금융과 우리금융, 그리고 하나금융은 나란히 신규 사외이사 선임 및 사외이사진 확대를 발표했다.

KB금융은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김경호 이사의 후임으로 추천했고, 우리금융도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신임 이사로 추천했다. 하나금융 또한 지난 28일 이사회 공시를 통해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 주영섭 전 관세청장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다만, 내달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진 중 연임이 불가능한 일부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는 연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경우, 내달 임기가 끝나는 3인(권선주·오규택·최재홍 이사)은 연임안을 주총에 상정했고, 하나금융 역시 임기 종료를 앞둔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사외이사의 연임을 추진한다.

현재 공식적으로 연임이 가능한 상황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인물은 이윤재 신한금융 이사회 의장 1명이 유일하다. 이윤재 의장을 제외하고 추가적으로 사임하는 사외이사가 없을 경우, 올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0명 중 총 24명(80%)은 그대로 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내규상 보장된 최대 임기(5~6년)는 큰 문제가 없는 한 우선 보장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다만, 사외이사진 개편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큰 만큼 이에 대응하는 것 또한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당국의 권고, 업계가 화답할까

특히,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주주총회가 금융지주사 내 사외이사진 개편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외이사진 개편 및 강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사외이사진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동안 금융사 사외이사진을 향한 일부 지적을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주문한 것이다.

당시, 금융당국이 권고한 사외이사진의 변화는 △사외이사 증원 △전문성 개선 △다양성 확보 투명한 사외이사 평가 체계 마련 등이다. 이 중 사외이사 증원과 전문성‧다양성 확보 등은 이번 주총에서의 사외이사진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구체화할 수 있는 부문이다.

실제로 현재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3명은 학계 출신이다. 이어 금융계(8명), 법조(4명), 재계(3명), 관료(2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당국은 이처럼 특정 업권에 치중된 사외이사진 편중 현상을 제거하고, 특히 남성 위주의 사외이사진에 여성 전문가들도 포함해 성별 다양성도 확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각에선 홍콩ELS(주가연계증권), 해외 부동산 손실 등의 이슈가 사외이사진의 견제‧감시 기능이 일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사외이사진이 사실상 CEO의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 있는 만큼, 모범관행 발표 이후 진행되는 첫 번째 주총에서 사외이사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당국 일부에서 감지된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 국내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 지주에서 CEO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경영진의 ‘참호구축’ 문제가 발생하거나 폐쇄적인 경영 문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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