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정책 갈등으로 인한 의료 파업 때문에 90대 말기 암 환자가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심각한 상황이 처한 사연이 전해졌다.
JTBC는 전립선암 환자 91세 남성과 그의 아들 정철호 씨가 겪은 안타까운 사연을 28일 보도했다.
정 씨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지난 13일부터 피부가 벗겨지고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동네 병원에서 치료가 되지 않아 부산의 한 대학병원 등 나흘 동안 5곳의 대형 병원에 갔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정 씨가 울면서 사정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씨는 “추운 데서 20~30분 기다렸다. 입구에서 아버지는 춥다고 벌벌 떨고 계시는데 병원 안에도 안 넣어주더라”고 말했다.
당시 함께 이동했던 구급차 기사는 “들것에 실어 응급실로 들어갔지만 거절당했다. 응급 환자임에도 ‘파업 때문에 안 된다’, ‘전공의가 없다’, ‘그냥 요양병원에 가서 주사 맞으면 된다’고 하더라”고 증언했다.
닷새째에 겨우 대학병원 1곳에서 받아줘 입원 치료를 받게 됐지만 정 씨 아버지의 의식은 온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받아줄 병원을 찾아 돌아다니는 사이 치료 적기를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또 아버지가 겪었을 고통에 화가 났다.
정 씨는 “최소한의 의사들은 남겨둬야 하지 않냐. 다 가면 누가 (진료를) 하냐”고 호소했다.
한편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응급실 내원이 어려워지면서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을 찾아달라”는 구급대들의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달 16∼26일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일 평균 병원 선정 건수는 66건으로, 지난해 2월 일 평균 38건 대비 73.7% 급증했다.
지난 23일엔 대전의 한 80대 심정지 환자가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후 사망 판정을 받는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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