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과도하게 투자된 금융 자금이 묶이게 되면서 소위 돈맥경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PF 사업성을 엄정히 평가할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개정하고 있어 멀지 않은 시점에 PF 사업장 재구조화 모범사례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28일 연구기관장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사업성이 현격히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사가 충분한 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정리·재구조화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진행된 연구기관장 간담회는 올해 금융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논의하고 금융시장의 대내외 주요 리스크요인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박종규 금융연구원장,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소장 등 연구기관장들이 참석했다.
연구기관장들은 올해 금융권이 주목해야 할 금융산업 트렌드로 ▲인구구조 변화 ▲기후금융 ▲사이버 보안 ▲AI 금융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선정했다.
이들은 우선 예상보다 견조한 세계경제 성장 및 금리인하 기대감 등 우호적인 경제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 높은 가계부채, 취약차주 금융부담,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리스크가 산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정해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충분한 충당금 쌓고 신속히 정리·재구조화하는 등 부실 사업장에 묶인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배분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는DSR 제도를 내실화해 채무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관행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GDP대비 가계대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기회복 지연, 고금리 지속 등에 따른 다중채무자 채무상환능력 악화에 대비해 공적·사적 채무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차주의 신용회복 및 재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그간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도 많이 확충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PF 연착륙 방안 등을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인구구조, 기후변화 등 이미 예견된 미래의 위험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연구기관장들은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AI금융 등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면서 사이버 보안도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사회·경제 및 금융산업의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부동산 및 이자수익 중심의 금융산업 구조를 선진국형으로 개선할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연구조직을 신설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의 기후금융 대응 노하우를 동남아 감독당국 등에도 적극 전파하는 등 K-금융의 경쟁력과 인지도를 높여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사이버 위협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안전한 AI 금융서비스 활용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주환원 활성화 등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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