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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번엔 ‘건국전쟁’ 일방적 띄우기 보도 논란

미디어오늘 조회수  

KBS가 메인 뉴스프로그램에서 영화 ‘건국전쟁’에 대한 사실관계를 충분히 짚지 않고 일방적 보도를 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KBS 내부에선 해당 영화 감독 인터뷰를 KBS통합뉴스룸국장이 직접 진행한 배경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KBS ‘뉴스9’는 <영화 ‘건국전쟁’ 80만 돌파…이승만 공과 재평가 점화> 리포트에서 ‘3·15 부정선거’ ‘6·25전쟁 한강다리 폭파’ 등 이승만 전 대통령 책임이 지적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영화의 주장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김구 선생이) ‘이미 북한은 전쟁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다. 결국은 통일이 돼도 김일성을 중심으로 통일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왜 이승만 정부에 협조해야 하느냐’ 그 기록에 그렇게 나온다”고 주장하는 김덕영 감독의 인터뷰도 포함됐다.

해당 보도가 ‘건국전쟁’ 띄우기에 치우쳤다는 논란이 이어지던 중 KBS 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은 27일 <감독이 말하는 ‘건국전쟁’> 주제로 김 감독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KBS '뉴스9' 갈무리
▲KBS ‘뉴스9’ 갈무리

이런 가운데 ‘뉴스9’ 리포트에 사용된 김 감독 인터뷰를 최재현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직접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해당 인터뷰는 최 국장이 진행했고 이와 관련한 취재계획, 영상취재 배정 기록 등이 KBS 내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6일 KBS 보도본부 취재제작 회의에서도 유례 없는 인터뷰를 둘러싼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최 국장은 이 회의에서 “감독과 대화를 하다 인터뷰를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행했고 해놓으면 나중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보도한 기자에게 여기저기서 전화해서 ‘너 왜 이걸 했느냐’, 촬영 기자에게도 ‘왜 했냐’는 등 물었다는데 이건 언론 자유에 대한 침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방송법에도 보면 당사자가 문제 삼지 않는데 외부에서 침해하면 안 된다. 도를 넘어가면 공식적으로 조사해서 징계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인사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를 두고 KBS본부노조는 “정상적인 제작 과정을 모두 무시하고 특정 사안에 대해 편향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뷰를 직접 따서 이를 나중에 활용할 생각을 했다는 것을 어떻게 이처럼 대놓고 얘기할 수 있는가. 본인의 신념을 뉴스에 투영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공영방송의 뉴스를 총괄하는 통합뉴스룸 국장의 충격적인 발언에 참담함을 넘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당사자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가. 이 말인 즉슨 마치 국장과 취재기자가 짬짜미해서 KBS뉴스를 마음대로 만들어도 당사자가 문제삼지 않으면 누구도 문제삼지 말고 입 다물라는 말로 들린다”며 “정상적인 문제제기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편협한 시각으로 취재제작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정당한 문제제기에 징계 운운하는 국장이라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KBS '사사건건' 유튜브 중계 갈무리
▲KBS ‘사사건건’ 유튜브 중계 갈무리

보수 성향 단체들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은 ‘건국전쟁’은 지난 설 연휴 즈음 여권 인사들의 관람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휴 기간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영화 ‘건국전쟁’ 관련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진실을 담아내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라 발언했다고 알려졌으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영화 관람 후 이 전 대통령을 일컬어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이고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고 발언했다.

일각에서는 ‘건국전쟁’ 관람이 강요되고 있다는 논란도 있다. 세계일보는 지난 20일 울산시 총무부서가 MT 계획에 울산 남구 영화관의 특정 상영관에서 ‘건국전쟁’을 관람하는 계획을 세워 내부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국가인권위원회, 일부 언론사 등에서 ‘건국전쟁’ 관람을 권하며 사실상 강제관람을 추진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미디어오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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