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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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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 생애

김상현은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다.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직하고 있다.

롯데그룹 유통군에 영입된 첫 외부 출신 대표이사다.

롯데그룹 유통군에 속한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와 온라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1963년 4월20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P&G에서 30년 근무했으며 홈플러스 대표와 데어리팜 싱가포르법인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마케팅 전문가로 고객과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직원들과 소통을 중시하며 직원들이 자신을 영어 이름인 ‘샘 김'(Sam Kim)으로 불러주기를 바란다.

◆ 경영활동의 공과

롯데쇼핑 실적.

△7년 만에 순이익 흑자 전환 성공
롯데쇼핑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4조5559억 원, 영업이익 5084억 원을 냈다. 2022년보다 매출은 5.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1.6% 늘었다.

2023년 순이익 1797억 원을 기록하면서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롯데쇼핑은 2016년 순이익 2460억 원을 낸 후 2017년 ?2100억 원, 2018년 ?4640억 원, 2019년 ?8160억 원, 2020년 ?6710억 원, 2021년 ?2730억 원, 2022년 ?2980억 원 등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낸 것은 다른 유통기업들에 밀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커머스사업부인 롯데온이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신세계와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다른 유통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2021년조차 영업이익이 35.3% 감소했다.

롯데온은 영업손실 규모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제대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었다.

롯데쇼핑은 2023년 순이익 흑자전환을 두고 “그로서리와 이커머스 사업 등 별도 사업부 중심의 영업이익 개선으로 가이던스(실적 목표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다”며 “손상차손 규모 감소 등 영업외손익 개선으로 순이익은 7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오픈
롯데쇼핑은 2023년 9월 롯데그룹 차원의 역량 총동원한 쇼핑몰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을 베트남 하노이에 열었다. 2016년 부지개발에 착수한 뒤 모두 6억43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축구장 50개 규모나 되는 상업단지로 쇼핑몰,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롯데아쿠아리움, 오피스, 서비스레지던스 등을 갖추고 있다.

김상현은 2023년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김상현은 현지 개장 행사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는 롯데의 모든 역량을 헌신적으로 쏟은 공간이다”며 “유통 관련 계열사 3분의 2가량이 참여한 프로젝트로서 고객들이 즐겁게 쇼핑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복합단지로 만들어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사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놔
롯데쇼핑은 2022년 7월6일 롯데쇼핑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과제를 규정하고 최근 성과와 향후 계획, 새로 개발한 ESG 정책 등을 수록한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놨다.

앞서 롯데쇼핑은 2021년 11월 ‘리얼스(RE:EARTH)’라는 ESG 캠페인 통합 브랜드를 제시하고 세부적으로 기업 본연의 경쟁력과 연결해 지속성을 갖기 위한 5대 과제를 수립해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5대 과제와 관련해 친환경 상품 및 전용 공간 개발, 친환경 에너지 도입, 자원 선순환,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포용, 협력사와 상생 등 다양한 ESG 활동의 추진 현황과 확대 계획을 담았다.

롯데쇼핑이 ESG경영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및 감축,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 인권 중심 경영의 3개 주요 이슈를 선정한 과정과 이와 관련한 성과 창출 노력도 함께 수록했다.

롯데쇼핑은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이전에도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롯데백화점을 주축으로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해왔다.

하지만 롯데쇼핑 전체 사업부를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현은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도 커져감에 따라 ESG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고객을 위한 더 좋은 지구,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진심 어린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내 소통 강화
롯데쇼핑은 ‘렛츠샘물’이라는 회의를 통해 사내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김상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고, 김상현의 영어 이름인 샘(Sam)에서 출발해 ‘샘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흔히 대기업에서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주재 회의는 대표가 상석에 앉고 직원들은 나머지 자리에 앉는 모습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김상현은 테이블을 원형으로 배치해 직급 구분 없이 직원들이 자유롭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자리를 둥글게 배치하기 힘들 때에도 김상현은 상석을 고집하지 않고 직원들과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골라 앉았다.

김상현은 회의에서 본인이 처음 팀장을 맡았던 때를 떠올리면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담을 소개하는 등 직원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직원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렛츠샘물 회의를 한 달에 2번만 열려고 했지만 반응이 좋아 2022년 3월에는 한 차례 더늘리기도 했다.

김상현은 유통군HQ 총괄대표에 오른 뒤 임직원들에게 새 호칭 도입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각자의 이름에 ‘님’자를 더한 ‘이름+님’의 호칭이 가장 좋다는 답변을 받았고 2022년 3월부터 이를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과거 직급제도 간소화를 통해 사원과 대리, 책임과 수석 등으로 나뉘어 ‘홍 수석님’ ‘아무개 책임님’이라고 불렀는데 이조차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라고 판단해 없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김상현 대표는 메신저나 이메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직원들과 소통한다”고 전했다.

임직원들은 이메일을 통해 받는 대표의 격려와 칭찬이 다소 어색했지만 점차 편안함과 친근함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전경. <롯데쇼핑>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맡아
김상현은 2021년 11월 말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됐다.

롯데그룹 유통군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경영전략본부장)를 겸임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 총괄을 처음으로 외부인사인 김상현에게 맡긴 데는 기존 틀을 과감히 깨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롯데에 오래 몸담은 ‘정통 롯데맨’들에게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맡겨왔다.

앞서 롯데쇼핑을 이끌었던 강희태 전 대표이사 부회장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뒤 30년 동안 몸담은 정통 롯데맨이다.

김상현은 대표이사 선임 당시 기존에 맡고 있던 홍콩 소매유통 회사인 DFI리테일그룹 대표 일을 마무리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정식 발령은 2022년 2월1일자로 났다.

김상현은 설 연휴를 보낸 뒤 2월7일부터 출근해 정식으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김상현은 2022년 2월7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건넨 첫 인사를 통해 “선진국이든 이머징마켓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중심에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현은 고객을 중심에 두려면 사내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찌 보면 제가 고객에게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인데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서슴없이 저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 “저는 편하게 (영어 이름인) ‘샘'(Sam)이나 ‘김상현’으로 불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흑자전환 이끌어
김상현은 홈플러스를 맡아 이끌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상현은 2015년 12월30일 열린 홈플러스 주주총회에서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홈플러스는 2015년 9월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는데 MBK파트너스는 도성환 전 홈플러스 대표를 대체할 후보를 물색하다 김상현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신임 대표이사로 박세훈 전 한화갤러리아 사장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하다 막판에 김상현 전 P&G 아세안 총괄사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MBK파트너스가 김상현을 대표로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했다는 말도 나왔다.

김상현은 홈플러스 대표이사로서 대형마트 업계 할인경쟁에 같이 뛰어들어 외형을 키우기보다 수익성을 끌어올려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았다.

영업점을 매주 찾아 매장 디스플레이를 직접 챙겼고 매장에서 취급하는 물건의 수를 줄였다.

불필요한 매대를 치우고 경쟁력이 낮은 자체브랜드(PB)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대신 주요 소비층을 파악해 대표 상품을 홍보하고 고객의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매장구조를 바꿨다.

신선식품과 단독상품 등 대형마트에 유리한 상품 마케팅에도 힘을 실었다. 신선식품은 신선도가 중요한 과일과 육류 등이고 단독상품은 기존 제품의 크기와 형태를 바꿔 해당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이다.

홈플러스는 고객이 신선식품의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즉시 바꿔주는 ‘신선품질보장제’를 운영했으며 신선식품의 유통기준을 강화하고 품목별로 소비자의 불만도와 반품률을 분석하는 체계도 갖췄다.

다른 회사와 협업해 만든 단독상품 ‘서울F&B 패밀리 요구르트’와 ‘롯데 자이언트 꼬깔콘’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상현은 홈플러스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홈플러스에 입성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2017년 10월13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상현은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중장기 전략 수립과 대외 사업협력에 집중했다. 전반적 운영과 영업 총괄은 새로 임명된 임일순 사장이 맡았다.

△한국P&G 설립 주도하고 성장 이끌어
김상현은 P&G에 약 30년 동안 몸담았다.

1986년 P&G에 입사해 1989년 한국P&G 설립을 주도했으며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P&G 대표를 맡으며 국내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김상현은 한국P&G 대표 시절 화장품 ‘SK-II’와 샴푸 ‘팬틴’, 섬유탈취제 ‘페프리즈’ 등 핵심 브랜드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김상현은 이어 2008년 들어 P&G 아세안지역 총괄사장에 올랐다. 김상현이 아세안지역 총괄사장에 오른 지 4년 만에 매출이 2배로 뛰는 성과를 냈으며 본사 부사장으로 옮길 때까지 거의 매년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 비전과 과제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뒷줄 오른쪽 세 번째)이 사내소통 프로그램인 ‘렛츠샘물’에서 유통계열사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롯데쇼핑>

김상현은 롯데그룹 유통군을 이끄는 수장으로 외부에서 처음 영입된 만큼 조직문화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수직적 문화가 강해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오랜 외국생활을 한 김상현을 수장에 앉힌 것으로 보인다.

김상현도 이를 의식한 듯 직원들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첫 영상메시지를 통해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서슴없이 저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전체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롯데그룹은 과거 명실상부한 유통업계 1위 기업이었지만 최근 들어 백화점과 마트, 슈퍼, e커머스 등 여러 유통채널에서 경쟁기업들에 밀리고 있다.

유통업의 본질을 지킨다는 전제 아래 사업 개선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 강화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김상현은 롯데쇼핑이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사업 ‘롯데온’을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0년 4월 롯데그룹의 온라인 통합 쇼핑몰 롯데온을 출범했지만 롯데온의 영향력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크지 않다.

그의 취임과 함께 롯데그룹에 도입된 HQ(헤드쿼터) 체제도 다져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1년 11월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동시에 실시하면서 그룹의 주요 4개 사업군인 유통, 화학, 호텔, 식품에 HQ 체제를 도입했다. HQ 체제는 기존 비즈니스유닛(BU) 체제와 비교해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 체계이다.

각 사업군을 이끄는 총괄대표가 사업군에 포함된 계열사들의 재무와 인사 기능을 일부 이끌 수 있도록 했다.

김상현은 유통군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경영전략본부장)를 겸임한다.

◆ 평가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3년 9월22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정식 개장 기념행사 커팅식에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왼쪽),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등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상현은 P&G에서 30년 동안 몸담으며 미국 본사와 일본 지사 등을 거친 글로벌 인재이자 마케팅 전문가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10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P&G 130년 역사에서 아시아계로는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인물이며 본사 CEO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고 한다.

한국P&G 사장으로 재직할 때 신입사원을 뽑기 위한 캠퍼스 리크루팅에 직접 나서 학생들 앞에서 회사의 비전을 명확하게 설명해 팬들이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P&G 사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사외이사, 사단법인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 이사,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 이화리더십개발원 자문이사 등으로도 활동했다.

기업이 단순히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 가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LLT(Live, Learn and Thrive) 신봉자다. LLT는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Live),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Learn),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Thrive) 해주는 것을 말한다.

2006년 회사 창립 기념일을 맞아 기념식을 여는 대신 직원들이 장애인 시설에 가서 장애인들의 감성 개발을 도울 수 있는 벽화그리기 자원봉사를 하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했다.

또한 ‘장애우와 함께 꿈꾸는 내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체험 공간인 ‘P&G 체험홈 1호’도 만들어 운영했다.

‘섬기는 리더십’을 중시한다. 한국P&G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기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하고 개선할 사항을 피드백하기도 했다.

직위와 부서를 가리지 않고 직원들과 직접 마주앉아 업무에 관한 대화도 나누고 직원들이 개인적인 궁금증을 풀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한국P&G의 모든 거래를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입찰로 하는 등 윤리경영도 철저히 했다. 이와 관련해 김상현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냉철한 자기관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다 떠난 전 임직원과도 온라인으로 꾸준히 소통한다. 비즈니스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링크드인에 올라오는 전 동료나 직원들의 소식에 자주 댓글을 단다.

홈플러스 대표 시절이나 P&G 근무 시절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새 회사로 이직했다거나 회사 사옥을 이전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글에 “축하한다. 2022년에 행운을 빈다”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데 행운을 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DFI(데어리팜) 리테일그룹의 새 매장 진출을 알리는 글에는 격려의 말을 하면서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DFI 싱가포르법인에서 함께 일한 제니퍼 리 HR 담당은 김상현을 두고 “놀라운 리더(remarkable leader)”라고 평가하며 “함께 일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 사건사고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3년 12월5일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고객풀필먼트센터(CFC) 부지에서 열린 자동화 물류센터 기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 김기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박형준 부산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팀 슈타이너 오카도 그룹 최고경영자(CEO) 등이 보인다. <롯데쇼핑>

△홈플러스 성과급 차등지급 논란
홈플러스가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의 지급 기준을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홈플러스는 2017년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2015년에는 영업손실을 냈지만 김상현이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지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따른 것이었다.

홈플러스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연봉의 5% 수준’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선임과 주임급 직원은 120만 원, 매니저급은 160만 원, 부점장은 220만 원, 점포 주부사원은 90만 원가량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그런데 팀장, 점장과 임원에게는 연봉의 최대 30%에 이르는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져 일반 직원들이 반발했다.

팀장과 점장급 직원들은 이런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서약서까지 작성하고 최대 17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차등지급의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합리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태도를 보였다.

홈플러스는 “성과급 지급 여부 및 기준은 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외부에서 논의되는 것이 당혹스럽다”며 “홈플러스는 과거부터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경영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해왔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홈플러스 가습기살균제 사태 수습 노력
홈플러스가 판매한 가습기살균제의 인체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 김상현은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홈플러스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큰 인기를 모으자 ‘미투 상품’을 기획하고 중소업체에서 납품을 받아 2004년 자체브랜드(PB)제품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를 내놓고 2011년까지 제품을 판매했다.

김상현은 2016년 4월 홈플러스 대표로 취임한 지 4개월 만에 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으로 이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김상현은 “가습기 피해자와 가족 분들의 아픔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며 “공정한 검찰 조사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고 최선을 다해 피해자들과 보상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종표 홈플러스 운영부사장(COO)를 중심으로 피해자 보상 전담기구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자간담회에서 보상액수와 전담팀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해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된 홈플러스 PB제품과 피해자 증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나’, ‘피해자와의 소송 또는 합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등 민감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상현은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 경력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맨 오른쪽)이 2023년 11월1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5회 상전유통학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1985년 JP모건에서 일했다.

1986년 미국P&G 페브릭 및 홈케어 브랜드 매니저로 근무했다.

1989년 한국P&G 마케팅 담당 이사를 맡았다.

1997년 일본P&G 유아용 및 성인용 기저귀 마케팅 담당 상무를 지냈다.

1999년 미국P&G 데오드란트사업부 북미지역 및 글로벌 전략기획 부문장을 맡았다.

2003년 한국P&G 사장에 취임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P&G 싱가포르지사 부회장을 지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P&G 아세안총괄 사장, 미국P&G 부사장으로 일했다.

2016년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CEO) 겸 홈플러스스토어즈 대표이사, 홈플러스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7년 홈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4월 데어리팜(DFI) 싱가포르법인 최고경영자(CEO)로 옮겼다.

2019년 8월 데어리팜그룹 헬스앤뷰티(H&B)그룹장 겸 최고마케팅’사업개발담당자(CMO)를 맡았다.

2022년 2월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및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했다.

◆ 학력

198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을 졸업했다. 정치학과 경제학(와튼스쿨)을 복수로 전공했다.

◆ 가족관계

◆ 상훈

◆ 기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김상현에게 ‘파격 대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현은 2023년 상반기 보수로 모두 6억2580만 원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급여는 6억2500만 원, 기타 근로소득은 80만 원이었다.

김상현의 2023년 상반기 보수는 유통군HQ의 전신인 유통BU(비즈니스 유닛)장이나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전임자들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원준 전 롯데그룹 유통BU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8년 상반기 보수로 7억1300만 원을 받았다. 당시 급여 4억5천만 원, 상여 2억6300만 원 등이었다.

이 전 부회장은 2019년 상반기 보수로 모두 6억1천만 원을 받았는데 이 때 급여는 4억6천만 원이었으며 상여는 1억5천만 원이었다.

급여로만 따져보면 김상현이 이 전 부회장보다 약 1억6천만~1억7천만 원가량 많은 셈이다.

김상현이 롯데그룹에 단 한 번도 몸담은 적 없는 외부 인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2023년 상반기에 받은 급여 6억2500만 원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여겨진다. 이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에서 30년 이상 일한 정통 롯데맨이었다.

강희태 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0년과 2021년 상반기 보수가 5억 원에 미치지 못해 아예 공시 대상도 아니었다.

신동빈 회장이 그만큼 김상현의 역량을 높이 사 파격적 대우를 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어록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3년 9월20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는 롯데의 모든 역량을 헌신적으로 쏟은 공간이다. 유통 관련 계열사 3분의 2가량이 참여한 프로젝트로서 고객들이 즐겁게 쇼핑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복합단지로 만들어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23/09/20,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도 커져감에 따라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고객을 위한 더 좋은 지구,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진심 어린 소통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2022/07/06,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롯데가 2~3년 동안 고전한 배경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고객 니즈에 적절하기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혁신 트랜스포메이션이다. 다시 한 번 우리 롯데를 고객이 먼저 찾아오는 유통 1번지로 만들겠다.” (2022/07/05,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사내게시판에 올린 영상을 통해)

“고객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고 체질개선을 이어가겠다. 대형마트나 이커머스에서도 더 좋은 체험과 가성비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2022/03/23, 롯데쇼핑 정기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에 대해 아는 것은 직책이나 직급과는 상관이 없고 고객을 접하면서 배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편하게 (영어 이름인)’샘'(Sam)이나 ‘김상현’으로 불리는 게 좋다. 어찌 보면 제가 고객에게 가장 멀리 있는 사람인데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서슴없이 저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모든 직원이 중요하다. 임직원들이 모두 중요하고 한 분 한 분을 위해서 그들을 돕고 역량을 크게 만드는 것이 저의 중요한 임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위해서는 먼저 부딪쳐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2022/02/07, 롯데그룹 유통사업 직원들에게 보내는 영상을 통해)

“롯데가 갖춘 장점은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빠르게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 불필요한 허례허식을 과감하게 버리겠다” (2021/12/13, 롯데그룹 사내망에 올린 글을 통해)

“기술 발전과 소비자 행동양식 변화로 유통산업 환경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019/10/17, 싱가포르에서 데어리팜 노조와 직업교육 협약을 맺으며)

“고객 중심으로 모든 걸 바꾸자는 원칙을 세웠다. 고객이 고개를 들어야만 볼 수 있게 물건을 배치한 이유가 뭔지, 왜 유아완구가 아이들 키보다 1m 높은 곳에 있는지를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을 못 하더라. 이런 것을 바꿔나갔다. 유아완구 진열대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고, 신선식품 진열대도 한국 주부들 키에 맞게 조정했다.”

“누가, 어느 시간에, 왜 와서, 무엇을 소비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남편이 출근한 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마트를 찾는 주부가 많았다. 파주 운정점은 유모차를 편하게 끌 수 있을 정도로 복도와 아동매장을 넓히고 문화센터를 강화했다.”

“매대를 치우자고 하면 직원들은 ‘매출이 준다’고 반대하지만 한 달 뒤엔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고 좋아한다. 물건이 많은 것보다 소비자가 사고 싶은 물건을 적재적소에 놓는 게 중요하다. 대형마트는 물건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고객이 물건을 사고 싶게 만드는 곳이라고 직원들에게 수천 번 반복했다. 처음엔 직원들이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타난 변화를 보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 같다.” (2017/04/06,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게 하는 것이다. 가치관 등을 재정립하고 관련해 교육도 하고 있다.”

“P&G는 윤리경영을 중요시한다. 올바르게 일해야 하고 그렇지 않았을 경우 신속하게 법에 따라 진행할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법적, 윤리적인 측면에서 최대한 응하는 것이다.” (2016/04/26, 홈플러스 강서점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임직원 분들을 현장에서 찾아뵙고 경험과 의견, 아이디어를 경청하겠다. 많은 시간을 매장에서 보내겠다.” (2016/01/05, 홈플러스 직원들에게 보낸 새해인사 메일에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소비자 중심의 경영을 바탕으로 더욱 투명하고 모범적인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003/12/16, 한국P&G가 미국 국무장관 우수기업상을 수상한 뒤)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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