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지원을 위해 중국 국유 기관들로 구성된 이른바 ‘국가대표’가 올 들어 4100억 위안(약 75조 83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고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분석했다. 국가대표는 이후에도 추가 매입 여력이 있는 가운데 중국증시 역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UBS는 내다봤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총 54개의 중국증시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 과도분(excess)’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밝혔다. ‘거래 과도분’은 2023년 중국증시의 일일 평균 거래량 대비 20% 이상 웃돈 거래분을 집계한 것이다.
이에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대표의 주식 매입 자금 중 75% 이상은 중국증시 대표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 추종 ETF로 유입됐다고 UBS는 추산했다. 그 뒤를 이어 CSI500, CSI1000, CSI2000 ETF로 유입된 자금은 각각 12.9%, 6.7%, 4.5%를 차지한 것으로 UBS는 추정했다.
중국 국부펀드인 후이진투자유한공사(이하 후이진) 등으로 구성된 국가대표는 중국증시 급락 시마다 주식을 매입해 증시를 부양하는 안전핀 역할을 맡곤 했다. 실제 후이진은 이달 초 ETF 매입 사실을 알리며, 앞으로도 ETF를 계속해서 매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여러 ETF들의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국가대표가 우량주와 스몰캡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을 시사한다고 UBS는 진단했다.
UBS 분석에 따르면 국가대표는 2015년 7~9월 중국증시 폭락 당시 총 1조 2400억 위안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 따라서 국가대표가 올 들어 4100억 위안 규모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계산할 때, UBS는 국가대표 매입 규모가 “역사적 수준을 상당히 밑돈다”며 “극단적 상황에서는 증시가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골드만삭스의 수닐 쿨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가 역시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당사는 홍콩증시보다 중국 본토 증시를 더 선호한다”며 “본토 증시는 국가대표 매수에 따른 정책적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최대 명절인 춘제와 내달 4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증시 부양 노력을 강화해왔다. 지난 7일 증권관리위원회(증감회) 수장을 ‘규제 전문가’로 교체한 것을 비롯해 퀀트매매 규제, 증시 개폐장시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도 금지 등 각종 증시 부양 조치들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에 이달 초 2019년 1월 이후 5년래 저점으로 곤두박질쳤던 CSI300 지수는 5일부터 23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