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혁명으로 세계 주요 증시가 연일 신고가를 찍는 가운데 AI 관련주들이 계속해서 주식 시장을 밀어 올릴 수 있을지가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은 세계 증시가 연이어 최고가를 깨면서 증시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달, 2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이달 들어서는 5000선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 역시 최근 신고가를 경신했고, 지난 주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989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4만선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증시는 2022년 기준금리 급등에 직면하며 폭락했고, 지난해 3월에는 은행 패닉으로 휘청였다”며 “(최근의 지수 상승은) 엄청난 전환”이라고 전했다.
특히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이 AI 혁명을 주도하면서, 미국 증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미국인의 약 60%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1980년대 후반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수준이다.
문제는 최근의 주식 시장 급등이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조정의 전조 증상인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AI 붐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 주가를 주목했다. 대표 AI 관련주인 엔비디아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투자 심리가 좌우될 것이란 시각이다.
월가 각 기관은 엔비디아 주가가 향후 12개월 동안 최소 2%부터 최대 80%까지 더 오를 것으로 봤다. 웨드부시, 미즈호, JP모건 등은 엔비디아 목표가를 8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HSBC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각 880달러, 925달러로 목표가를 높였다. 로젠블랫증권은 1400달러로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23일 종가보다 78%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를 비롯해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4개 기업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사토리 펀드의 댄 닐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회사를 ‘판타스틱4’라고 칭하면서 “애플과 테슬라는 올해 하락했고 구글은 시장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지만, 판타스틱4는 아주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관론도 상당하다. 이코노미스트는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고안한 케이프지수를 감안하면 미국 증시에 거품이 잔뜩 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프지수는 물가를 반영한 S&P500 지수와 주당 순이익 10년 평균값으로 산출한 주가수익 비율로, 주가가 지난 10년간 평균 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배수가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케이프지수는 닷컴 버블 기간이었던 1999년에 44.2로 최대치를 찍었고, 그 이전 최고치는 경제 대공황이 시작된 1929년의 31.5였다. 현재 이 지수는 34.3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상당히 고평가돼 있는 셈이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29일 발표되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발표가 주식 시장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높은 PCE 지수에도 불구하고 증시 랠리가 계속된다면 주식 시장 낙관론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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