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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60년 동안 포드 배지를 붙이지 않은 포드 차, 머스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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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이번에 국내에 출시한 올 뉴 머스탱(Mustang)은 7세대 모델입니다. 6세대 모델이 나온 게 지난 2015년이었으니 햇수로 9년 만에 새로운 세대의 모델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오래 됐다는 생각은 들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승용차들이 4년마다 신형 모델이 나오지만, 그때마다 신형 차를 보면 체감으로는 1~2년마다 바뀌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9년 정도의 모델 변경 주기가 더 맞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머스탱(Mustang) 이라는 이름은 북미에 서식하는 야생마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머스탱의 1세대 모델은 1964년 4월에 등장했습니다. 연도의 숫자로 보면 정확히 60년 전입니다. 그런데 1세대 모델의 연식은 1964의 1/2년형 이라고 불렸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신모델이 10월에 등장하면서 그 다음 해의 연식을 붙이는데요, 1세대 머스탱은 1964년 4월, 즉 6개월이나 늦게 나와서 1964의 1/2년형 이라는 특이한 연식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1세대 머스탱의 개발을 주도한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 PM)는 나중에 파산 지경의 크라이슬러를 부활시켜 경영의 귀재로 이름을 날린 인물 리 아이아코카(Lee Iacoca) 였습니다.

포드에서 PM으로 근무하던 그는 1960년대 중반으로 가면서 미국의 중산층이 소득 증가하면서 가장과 부인의 차에 이어서 성인이 되는 자녀들의 차도 구매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판단해서, 포드의 팰콘(Falcon) 승용차의 플랫폼을 이용해 소형 스포티 쿠페를 개발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개발된 1세대 머스탱은 그의 의도대로 젊은이들의 차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긴 후드와 직선적으로 쭉쭉 뻗은 차체 디자인은 큰 호응을 얻었고, 미국의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젊은이들을 위한 스포티 쿠페 개발에 몰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에 쉐보레 카마로(Camaro), 닷지 첼린저(Challeger) 등이 머스탱의 경쟁 차량으로 개발됩니다. 이 차량들을 통틀어서 포니카(Pony car: 조랑말처럼 잘 달리는 젊은이들의 차라는 애칭의 의미로 보인다)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1세대 머스탱이 젊은이들을 위해 소형으로 개발됐기에, 4기통 엔진 모델도 있었지만, 8기통 5,700cc의 큰 배기량의 차량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시기의 미국에서 그 정도 배기량은 그다지 큰 게 아니었다고 합니다.

차체는 후드를 길게 만들어서 성능을 강조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트렁크의 길이도 길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2024년형은 역시 긴 후드를 가졌지만, 뒤 유리를 낮게 눕히면서 트렁크를 짧게 보이도록 하는 패스트 백(fast back) 차체로 디자인해서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머스탱에서 나타나는 주목할만한 특징 하나는, 차체 어디에도 포드 마크를 붙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포드 브랜드의 차량들, 승용차에서부터 픽업트럭, 심지어 대형 트럭에 이르기까지 라디에이터 그릴의 중앙에 포드 마크를 붙이지만, 머스탱은 어디에서도 포드 마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이건 1세대 모델부터 오늘날까지 60년동안 이어져 온 머스탱 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머스탱은 머스탱, 즉 그 자체로써 존재감에 자신 있다는 의미 일지도 모릅니다. 한편으로 7세대 머스탱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최근의 포드가 추구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의 일부인 6각형 라디에이터 그릴, 헥사곤 그릴(hexagon grill)의 디자인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테일 램프의 디자인은 1세대 머스탱에서 보였던 3개의 직사각형 렌즈로 구성된 디자인을 재해석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뒤쪽의 차체 어디에도 역시 포드 마크는 없습니다.

이런 특징은 실내에까지 이어져 스티어링 휠에도 포드 배지 대신 야생말의 심벌이 들어가 있어서 머스탱의 ‘노포드 심벌’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은 디지털 기술에 의한 터치 스크린이 도입돼 있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자동차 메이커 별로 디자인의 창의성이나 고유한 아이덴티티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클래식 모델에 바탕을 둔 역사성(heritage) 있는 디자인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는다 해도 다른 메이커와의 차별점은 결국 역사성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역사성 중에서도 특히 머스탱은 포드라는 브랜드에서 만든 차이기 이전에, 한때 미국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었던 대표적인 스포티 쿠페 머스탱 이라는 것을 더욱 더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차체 어디에도, 심지어 스티어링 휠의 에어백 커버에도 포드 마크 대신에 머스탱(Mustang)의 상징인 질주하는 야생마(mustang)를 새겨놓은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머스탱은 머스탱 그 자체로써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의미인지도 모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글로벌오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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