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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전세가 차이 없네” 집값 빠지고 전셋값은 치솟고…다시 고개드는 갭투자

아주경제 조회수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갭투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국 아파트 매맷값이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반면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전환되면서 전셋값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다시 증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은 0.02%로 지난주(0.01%) 대비 소폭 확대됐다. 지난해 7월 넷째주(0.01%) 이후 31주째 오름세다 매수 대기자들이 관망세에 접어들면서 그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전셋값도 지난주 0.05%에서 이번 주 0.06%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5월 넷째주(22일, 0.01%)부터 40주째 전셋값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66.1%을 기록한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각각 66.8%를 기록했다. 

전세가율 상승세로 인해 갭투자 증가 우려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적은 자본으로도 가능해 투자 수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 위주로 갭투자 건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2023년 9월 이후) 간 갭투자 거래가 많았던 지역을 보면 경기 화성시가 17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구미시(155건), 경남 김해시(155건)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 화성시의 지난 1월 전세가율은 63.2%로 경기 평균(63.8%)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경북 구미시는 80.2%, 경남 김해시는 79.6%에 달했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 전셋값 상승이 예상되는 것도 갭투자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 예정인 전국 아파트는 33만1729가구로 작년 대비 9.35%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예정 입주 물량 1만1107가구로 전년 3만2879가구보다 2만1772가구 감소한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셋값이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전셋값이 오르면 결국 매맷값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세 차익을 목표로 한 갭투자가 활성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가율 상승이 곧바로 갭투자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주요 주택 지역의 전세가율이 여전히 낮은 상태인데다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이 지나면 다시 수요가 줄면서 전셋값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시장이 위축된 지방을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높게 형성돼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갭투자 등 투자수요가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며 “다만 전세와 매매 간 가격 차이가 좁아지면 깡통전세, 역전세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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