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명을 달고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밤에도 자동차의 개성을 또렷이 드러낼 수 있어 신차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신형 E클래스는 벤츠 차종 중 최초로 발광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했다. 그릴 테두리가 빛나도록 조명을 넣은 것이다. 발광 그릴은 최고가 트림 E450 4매틱(MATIC) 익스클루시브에 기본 적용되며, 일부 고가 트림에서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비용은 83만원이다. 벤츠는 “발광 라디에이터 그릴은 야간 주행 중에도 우아하고 인상적인 외관을 연출한다”고 소개한다.
그릴에 조명을 탑재하는 것은 BMW가 먼저 해왔다. 그릴 테두리뿐 아니라 내부에도 조명을 넣는다. BMW는 이를 ‘아이코닉 글로(Iconic Glow)’라고 부른다. BMW 디자인의 핵심인 키드니 그릴(kidney·그릴 모양이 콩팥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 밤에도 잘 보이게 강조한 것이다.
BMW는 “아이코닉 글로는 어두운 곳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차량이 정차해 있거나 주행 중일 때에도 언제나 돋보이는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소개한다. 아이코닉 글로의 가격은 469달러(약 62만원)~556달러(약 74만원)다.
BMW는 신형 5시리즈를 비롯해 7시리즈, X5, X6 등 여러 차종에 이 조명을 도입했다. 연내 국내 출시 예정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2도 글로벌 시장에 공개될 때 아이코닉 글로를 탑재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보급형 모델인 X2에도 적용된 점을 고려하면 BMW는 이 기능을 앞으로 출시하는 신차에 두루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내연기관차 엔진의 열기를 식히는 기능을 담당하는 공간인데, 그릴이 불필요한 전기차도 비슷한 방식의 디자인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공개한 엑스(X) 컨버터블은 발광 그릴 디자인을 채택했다. 엑스 컨버터블은 제네시스가 콘셉트카로 선보인 전기 오픈카인데, 콘셉트 모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양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장이 양산 계획을 언급했고, 현대차는 국내에 컨버터블 생산 공장을 짓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엑스 컨버터블은 제네시스의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인 크레스트 그릴(방패를 연상시키는 모양 그릴)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조명으로 방패 모양을 형상화한다. 제네시스의 또 다른 패밀리룩인 ‘두 줄 헤드램프’와 연결한 형태다. 제네시스는 같은 해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엑스 스피디움 쿠페에도 같은 디자인을 도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