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Bixby)’가 스마트 TV에서 영향력을 높일 전망이다. 삼성전자 TV에서 2020년 10월부터 연동됐던 ‘구글 어시스턴트’가 올해 3월부로 지원을 중단하면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공지를 통해 “3월 1일부터 삼성 TV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 알렸다.
삼성전자의 구글 어시스턴트 지원 중단은 구글의 정책 변화 때문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체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TV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 TV에는 타이젠 OS가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구글의 정책과 관련,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보다는 이를 계기로 자체 플랫폼 빅스비 부활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구글 어시스턴트 대신 빅스비를 중심으로 한 음성 비서 서비스를 스마트 TV에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OS가 아니면 안 된다는 구글의 정책에 삼성전자가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이유로 스마트 TV 내 ‘구글플레이 무비’ 앱과 화상회의 앱인 ‘구글 미트’도 3월 중 제거한다. 이로써 구글 미트는 2022년 10월 도입 후 1년 6개월 만에 삼성전자 스마트 TV에서 지원을 중단하게 됐다.
빅스비는 주력인 모바일에서도 활동반경을 넓힌다. 삼성전자는 19일 빅스비에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추가된 생성 인공지능 ‘갤럭시 AI’를 연동한다고 밝혔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음성 명령으로 생성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시간 통역, 노트 어시스트, 전화 어시스트, 브라우징 어시스트 등 갤럭시 AI의 주요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갤럭시 AI 빅스비 연동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등 8개 언어로 제공된다.
한편 LG전자 TV도 구글 정책에 따라 2023년형 이후 모델부터 구글 어시스턴트 지원을 중단한다. 다만 올해 출시하는 올레드 TV 일부 제품에 구글 ‘크롬캐스트’를 내장해 구글과 동행을 이어간다.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던 콘텐츠를 올레드 TV와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LG 올레드 TV의 크롬캐스트 지원은 연내 LG 호텔 TV로도 확대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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