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새 회계제도(IFRS17·IFRS9) 도입에 따른 새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순증 체계를 구축하며 보험손익이 18%대 증가한 영향이 컸다. 다만 투자손익은 해외 부동산 손실 약 1200억원을 인식한 여파로 전년 대비 실적 저하가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22일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조8216억원으로 전년 1조6267억원 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1·2022년에 이어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낸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572억원, 매출액은 29조8247억원으로 각각 15.3%, 6.2% 증가했다.
‘절판’의 힘?…보험손익 ‘쑥’
특히 연간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11.7% 성장한 2조4446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비용을 나눠서 상각할 수 있는 회계기준인 IFRS17과 IFRS9이 도입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선 등 전략적 시장 대응을 지속한 결과 전년 대비 18.6% 증가한 2조101억원의 보험손익을 시현했다.
보험손익을 뜯어보면 보험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보험 손익이 지난해 1조5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늘었다. 운전자보험·독감보험 등 일부 상품의 절판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의 보험손익은 1899억원으로 1년전보다 14.8% 증가했다. 작년 손해율이 80.4%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개선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본다.
기업보험이 주를 이루는 일반보험 보험손익은 20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3% 성장했다. 특종·해상 보험 확대, 고액 사고 감소에 따른 손해율 하락 등이 주효했다. 이에 따른 신계약 CSM은 지난해 3조4995억원으로 집계됐다. CSM 총량은 지난해 말 기준 13조302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5% 증가했다. 보험계약으로 얻을 수 있는 미실현 이익인 CSM은 보험사 장래이익을 반영하는 지표다. 신계약 CSM이 꾸준히 유입돼야 CSM 총액이 증가하는 구조다.
‘악’소리 나는 해외 부동산 손실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화 여파로 지난해 투자손익(4188억원)은 전년 대비 13.3% 감소했다. 최원재 삼성화재 재무기획팀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은행들이 해외 부동산 부문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시장이 침체돼 작년 4분기에만 약 1200억원을 손실 인식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은 향후 추가 손실 반영 여부에 대해 “지난해 보수적으로 손실을 반영했고 최근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른 쪽(투자)에서 평가이익이 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해외 부동산 손실이) 전반적인 회사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투자이익률은 전년 대비 0.54%포인트 개선된 2.80%를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2조7000억원이고,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1조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최 팀장은 “국내 부동산 PF 대출은 연체율이 0%일 정도로 상당히 양호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충당금 적립은 약 4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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