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듄: 파트2’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쓴 ‘듄’이 3년 만에 속편 ‘듄: 파트2’로 돌아왔다.
영화 ‘듄: 파트2’는 멸문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 폴(티모시 샬라메 분)이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 분)와 함께 사막으로 도망친 후 프레멘 사이에서 지내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북부의 프레멘들과 함께 숨어 지내던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프레멘에게 메시아와 대모로 인정받고, 동시에 황제와 하코넨 남작 가문에 복수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다.
국내에서는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지만, 1만년 뒤 극도로 발전한 우주라는 점을 빼놓고 보면 종교 전쟁 이야기다. 특히 모래 행성 ‘아라키스’라는 배경 때문인지 중동의 날카로운 이념 대립을 연상시킨다.
강력한 선지자, 리더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영화를 관통하고, 폴을 사랑하지만 메시아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하는 프레멘 전사 ‘챠니'(젠데이아 분)를 통해 이를 분명히 한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차치하더라도, 미장센 만으로도 영화를 볼 이유가 충분하다. 특히 IMAX 등 특별관에서는 모래 위로 반짝이는 ‘스파이스’의 향연, 등장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샤이 훌루드'(벌레), 숨이 턱 막히는 사막 속에서 한번씩 등장하는 물의 존재까지 온전하게 느낄 수 있을 것.
전편의 음악 작업을 끝내자마자 파트2의 작업의 들어간 한스 짐머는 음악성으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음악에서 한껏 드러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표현한 작품과 완전히 밀착해 몰입감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여기에 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더해져 듄만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전편에서 이미 연기력을 입증한 티모시 샬라메와 젠데이아, 레베카 퍼거슨, 하비에르 바르뎀, 스텔란 스카스가드 외에도 새롭게 등장한 하코넨 남작의 조카 페이드 로타, 황제의 딸 이룰란 공주를 오스틴 버틀러와 플로렌스 퓨가 완벽 소화했다.
숨막히게 아름다운 모래 행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엄한 전쟁, 우주에 들어선 듯 귀를 울리는 배경음악, 결국에는 메시아를 자처할 수밖에 없는 폴과 수백년간 이어진 믿음에 보답 받자 맹목적인 믿음으로 목숨을 거는 프레멘까지 섬뜩하게 표현해낸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삼박자를 갖췄다.
다만 디테일한 세계관 설명에 집중한 연출이 아쉽다. 여러 편으로 구성된 드라마에서 다뤄졌으면 용인될 디테일까지 영화에 모두 담으려 해 과하다는 느낌을 준다.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말한 것처럼 전 편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파트2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트2를 먼저 보는 관객에게는 친절한 설명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아라키스의 새로운 선지자로 거듭나는 폴의 여정을 그린 영화 ‘듄: 파트2’는 오는 28일 국내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 시간 165분.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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