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3시 20분쯤 충남 태안군 태안읍 평천리의 한 아파트 단지 옹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옹벽 콘크리트 블록 20m가량이 아래로 떨어지며 인근에 주차돼 있던 입주민 승용차 9대를 덮쳤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에 발생해 다행히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태안군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531가구(7개동) 규모로 2010년 사용검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5시 40분쯤부터 현장을 통제 중인 경찰 등 조사 당국은 이번 사고가 해빙기로 인한 붕괴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태안경찰서 관계자는 “특별한 원인 없이 자연적으로 무너져 내린 것으로 확인했다”며 “최근까지 태안에는 계속해서 비와 눈이 내린 데다 일교차도 컸는데, 지반 약화로 옹벽 시설물에 균열이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겨울철 내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으면서 낙석이나 붕괴 등의 안전사고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광주 북구 월출동 한 야산 경사면에서 돌덩이가 쏟아져 내리면서 인접 카페 벽면이 무너져 내렸다.
18일 오후 충북 보은군 속리산에서는 등산 중이던 40대가 갑작스러운 낙석으로 20m 아래로 떨어져 숨지기도 했다.
19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 분기점 3순환로에서는 3m 높이의 석축이 무너져 토사 50여t이 도로로 쏟아져 내렸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1∼2023년 2∼3월 해빙기 관련 사고는 모두 143건으로,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고 유형별로는 지반 약화로 인한 붕괴·도괴(무너짐) 사고가 76건으로 가장 많았다.
낙석·낙빙 등 산악사고와 얼음낚시 등 수난사고는 각각 29건, 산사태가 9건으로 뒤를 이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해빙기에 축대나 옹벽, 노후 건축물, 공사장 주변을 지날 때는 균열이나 지반 침하로 기울어져 있지는 않은지 미리 살피고, 운전 시에도 낙석 주의 구간에서는 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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