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삼성동 GBC, 55층으로 짓는다…설계변경 신청
[땅집고]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짓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당초 계획했던 105층이 아닌 55층으로 낮추기로 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가 123층으로 들어서며 국내 최고층이라는 상징성이 떨어진데다 초고층 건축에 따르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려해 실리를 우선한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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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와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7일 삼성동 GBC 건립에 대한 설계 변경을 서울시에 신청했다.
변경안에는 GBC를 55층 높이의 2개 동과 저층부 4개 동 등 총 6개 동으로 짓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GBC를 105층 높이의 랜드마크 1개동으로 지을 예정이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하고 신사옥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통해 2016년 착공을 목표로 지하 7층~지상 105층(569m) 높이의 타워 1개동과 업무·숙박시설 문화·전시시설, 판매시설 등을 짓는 방안을 확정했다.
하지만 건축 허가와 관련한 국방부와의 협의 등으로 2020년 5월에서야 착공에 들어갔고, 이후 초고층 설계에 대한 변경안을 확정하지 못해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현대차그룹이 GBC를 105층에서 55층 건축으로 선회한 배경을 두고는 ‘실용주의’를 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랜드마크 건설을 숙원사업으로 여겼던 선대 회장과는 다른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기업 경영에서 실용주의를 우선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의 요구 사항을 발 빠르게 경영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 회장의 경영 기조를 감안하면 신사업 투자에 전력을 다하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초고층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는 물론, 로보틱스. 자율주행,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수소생태계 등 신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속도감 있는 투자를 위해서는 자금 운용이 여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롯데월드타워가 123층으로 들어서면서 국내 최고층 건물이라는 상징성도 퇴색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설계 변경에 대해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시와 현대차는 사전협상을 통해 건축계획안을 마련한 만큼 기존 협상 내용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
변경된 설계안에 대한 검토 작업에는 긴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2026년 12월로 계획된 GBC 완공 시기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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