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지주사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가산금리(스프레드)가 최저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미국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드는 등 시장 불확실성에도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은 ‘안전 투자처’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2배가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KB금융은 총 2700억원 모집에 593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KB금융은 발행 규모를 4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KB금융은 4.0~4.8%의 금리를 제시해 4.34%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45%였고, 가산금리는 94bp(100bp=1%포인트)였다.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는 일반적으로 국고채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4대 금융지주 창립 이래 신종자본증권 가산금리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된다. 상황에 따라 물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만기가 30년 이상이라 영구채로 분류되지만, 5년이 지나면 발행사가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조기상환권(콜옵션)이 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달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들은 그만큼 사업을 확장할 여력이 확대된다.
앞서 지난 15일 ##하나금융지주##가 먼저 금융지주 최저 신종자본증권 가산금리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2700억원 모집에 767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하나금융은 최종 발행 규모를 4000억원으로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4.45%로, 국고채 5년물 금리에 101bp를 가산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이 기록한 최저 가산금리를 엿새 만에 KB금융이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초 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가산금리는 140~160bp 수준이었다. 1년여 만에 60bp가량 내려갔다. 그만큼 시장에서 금융지주 발행 채권을 안전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발행 기업의 신용도가 높을수록 가산금리가 낮아진다.
앞서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도 지난달 낮은 가산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완판했다. 시장에서는 연초 안전 자산 투자 수요가 대폭 몰리면서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의 역대 최저 가산금리 행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안정성 높은 대기업이나 금융지주 중심으로 채권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가산금리가 역대 최저점을 기록한 것은 그만큼 금융지주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굳건하다는 의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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