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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의사로 일한 노교수 “집단행동 때마다 구제된 경험이 결국 이런 상황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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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던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ommyStockProject-shutterstock.com

약 33년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하며 의대생들을 지도한 바 있는 정영인(68) 부산대 의대 명예교수는 2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정 교수는 “환자 생명은 절대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나면 어떤 이유로도 국민 동의를 얻기 힘들다. 투쟁을 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생 의사로 살아왔지만,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의사가 많다. 특히 집단행동 등을 통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사들의 태도엔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의사들은 2000년 의약분업 때 집단행동을 통해 집단의 힘을 자각했다. 이후 강성으로 치우진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정부 의대 정원 확대 등 주요 국면마다 기득권을 지켰다. 안타깝게도 의사들의 이런 시도는 대부분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년 의대 증원 때도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거부했다. 그러자 선배 의사인 대학병원장들이 나서 대리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이를 통해 구제된 경험이 후배 의사와 대학생 등에게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 ‘의사는 대체 인력이 없고, 결국 구제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직업 윤리가 실종되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의사가 얼마나 부족한지는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건 맞지만, 초고령 사회가 되면 의료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의사 수를 늘리는 건 필요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정 교수는 다소 강압적으로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는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의대생이 늘어나면 필수 의료가 확보될 거라는 건 착각이다. 기피하는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해 확고한 보상책이 뒤따라야 한다. 힘들고 중요한 일에 합당한 보상을 주는 건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라며 “의사들이 반박하지 못할 만한 정교한 논리 없이 ‘면허를 취소하겠다’, ‘구속 수사를 하겠다’ 등 감정적인 접근으로는 의사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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