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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윤영찬 다음은 송갑석…宋 “치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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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 페널티(감점) 대상인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호남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당으로부터 하위 20% 대상자임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김영주 국회부의장, 박용진·윤영찬 의원에 이어서다. 송 의원은 이재명 지도부에서 비명계 몫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냈지만 지난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후폭풍으로 사퇴했다.

송 의원은 2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오후에 통보를 받았다. 점심 지나서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직접 전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고맙다고 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위) 11%에서 20% 구간이다(라고 임 위원장이 통보했다”고 비꼬듯 말했다.

송 의원은 향후 거취에 대해 “저는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며 “사실은 개인한테는 굉장히 치욕스럽고 모욕스러운 일인데, 그런데 이례적으로 이것을 스스로 공개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김영주·박용진 의원 등이 스스로 당으로부터 하위 10%, 20% 대상이라고 지목된 일을 스스로 공개한 것을 상기시킨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하위 평가 대상자들이 쉬쉬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당 지도부의 의원 평가가 오히려 불신과 조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취지다.

송 의원은 “재밌는 게, 국회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유일하게 주는 상 하나가 있다. 의정대상”이라며 “의정대상은 지금까지 1, 2, 3회 수여가 됐는데 국회의원 300명 중에 3회 모두 의정대상을 탄 사람은 저까지 단 2명”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국회에서 인정하는 300분의 2에 든 사람이 민주당에서는 하위 20%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결국은 당원과 유권자 여러분들에게 직접 어떤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연합뉴스

박용진 “임혁백도 ‘나는 잘 모른다’며 통보만”…윤영찬 “이재명, 총선 못 이겨도 ‘사법리스크’ 생존이 목표”

전날 당으로부터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박용진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혁백 공관위원장 전화가 왔고 ‘저는 참 납득이 안 된다’고 했더니 (임 위원장) 본인도 웃으면서 ‘저는 잘 모른다. 그냥 통보만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의정활동에서 박용진이 꼴등이다’? 이걸 제가 출석률이 어떻고, 상을 받은 게 몇 개고, 의정활동에 대한 언론의 평가, 국민들의 평가 지표, 이런 것들을 얘기하는 게 구질구질하게 생각되더라”며 “그냥 저 꼴등이란다. 모든 평가는 당원과 국민들이 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박용진이 꼴등이다’ 그걸 받아들이고 납득하고 박수 치는 분들이 더 많으면 박용진 정치는 끝나는 거고, 그게 아니면 살아나는 것”이라며 “참 많은 분들이 저한테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오고 길거리에서 또 저를 마주치며 하신 말씀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진짜 이건 아니다’라는 말씀들을 하시더라”고 전했다.

윤영찬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었고 그것이 제 개인 양심에 따라서 부끄럽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저는 당당하게 이걸 밝혀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윤 의원은 “공관위 구성 자체가 친명 일색으로 돼있지 않느냐”며 “그분들이 의원들을 보는 기준, 태도 이런 부분들은 사실은 친명이냐 비명이냐 쪽으로 구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특히 전날 이재명 대표가 “하위 평가자들의 당연한 불만을 내부 분열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당내 문제제기를 일축한 데(☞관련 기사 : ‘공천 논란’ 입 연 이재명) 대해 “이 대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공천파동을 일상적이고 통상적인 공천의 잡음 정도로 이야기를 하시고 싶겠지만, ‘모든 공천 과정에 고통이 따른다’는 얘기는 사실은 자기 살을 깎아야 고통이 생기는 거지, 자기가 미워하는 비명계의 살을 깎고 뼈를 치면서 ‘고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주류를 희생시키지 않고, 자기 사람을 희생시키지 않고 비명계를 치면서 ‘친명 비명 가르지 마라’, ‘공천은 고통이 따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한 공감능력의 결핍”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나아가 “이 대표의 말씀이나 태도를 보면, 사실은 우리가 이기지 못하더라도 소수라도 내 사람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는 느낌”이라며 “본인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실은 사법적 리스크에서 어떻게든 본인이 살아남는 것이고, 그러려면 일심동체로 본인을 지켜주기 위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당을 운영하는 게 맞다고 보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친명 반명을 본인이 나누고 있는데 그것을 평가하는 사람들을 ‘갈라치기’라고 하는 건 앞뒤가 전도됐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분명히 공천학살이고 공천파동”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 민주당은 박 의원에게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포함을 통보했다. ⓒ연합뉴스

이철희 “지도부가 하위 10% 알고 내려보낸 거 아니냐…엿장수 사천”

이같은 공천 상황에 대해 당사자들뿐 아니라 당 안팎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CBS 라디오에 나와 “애시당초 지도부는 하위 10%나 20%를 이미 알고 있었던 거 아니냐. 그걸 쥐고 그 지역구를 대상으로 자기 편을 내려보낸 거 아니냐”며 “박용진 의원 지역구에 누군가를 보내기로 이미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 하위 20%가 들어갔지 않나. 그럼 찍고 들어간 것”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 전 수석은 특히 박 의원이 ‘하위 10%’로 선정된 데 대해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도 저도 의정활동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의정활동 참 잘한다’고 한 국회의원이 박용진이다. 누가 봐도 그렇지 않느냐. 유치원 3법이니 이런 거 엄청 많이 했지 않느냐”라며 “그런데 그게 하위 10%다? 국회의원 해 본 제가 봐도 ‘이게 뭐야 도대체’ (싶다)”라고 했다.

이 전 수석은 민주당 지도부가 ‘항목에 맞게 공정하게 했다’고 설명하고 있는 데 대해 “디올백에 대해서 아무리 설명을 해도 국민들이 납득을 못 하잖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된다. ‘이 설명을 저 당(국민의힘)에서 했을 때 내가 받아들일 수 있나?’ 못 받아들이겠다, 그러면 국민이 못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전 수석은 “공정하게 하는 게 공천이고 국민들한테 공적 신뢰를 가지고 하는 게 공천인데, 제가 배운 정치학 지식으로는 이건 공천이 아니다”라며 “사천이다. 엿장수 마음대로 하는 거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쟁력 없는 사람 도태시키는 거는 누가 뭐라 안 한다. 그런데 지금 그게 아니잖나. 아예 빼놓고 여론조사 하지 않나”라며 “‘넣어서 해보니 당신 갖고는 지겠다. 그래서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으니 좀 고민해보자’ 이렇게 가야 되는데 아예 ‘쟤는 우리 편이 아니기 때문에 빼고 다른 사람 넣어보고’ 이런 경우는 공천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 전 수석은 이 대표 등 현 지도부·주류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당에서 이른바 비주류라는 사람들이 공천 가지고 막 시끄럽게 해서 탈당하니 마니 이랬던 경우들은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당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공천을 주니 마니 전횡하고 농단하면 대개 그 정당은 망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김무성 대표 ‘옥새 나르샤’ 이런 난리법석하다 망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제가 민주당에게 충고를 한다면, 이 판을 뒤집으려면 이재명 당대표가 총선 불출마하면 된다. 거기에 더해서 최고위원 몇 분, 또는 지금 공천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도 그럼 안 하겠다’고 하면 민주당이 살 것이고 그러면 떠난 민심들이 확 돌아오고 심판론에 불이 붙을 것이다. 그러면 180석도 될 것”이라며 그는 “자기 것부터 내려놔야 사람들이 진정성 있게 본다”고 고언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같은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어떻든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서 핵관이라고 불렸던 사람들이 불출마를 하거나 혹은 재배치를 당했는데, 그런데 민주당은 소위 당의 주류·핵심들이 불출마 같은 헌신은커녕, 오히려 사무총장이나 핵심 관계자들이 자기 지역구 경쟁자를 자격심사 단계부터 쳐내버렸다”며 “매우 오만하고 자신들의 보위를 위해서 불공정하고 상식적이지 않게 지금 하고 있다”고 같은 취지로 지적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두 전직 정무수석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 문제에 대해 “여기 넣었다, 저기 넣었다 그냥 조리돌림 하는 것 아니냐. 망신 주는 것이고 ‘네가 알아서 그냥 제풀에 자빠져라’는 것 아니냐. 무슨 정치를 이렇게 하느냐”(이철희), “이길 수 있는 지역을 지는 지역으로 만들어 버리는 움직임들이 있다. 임종석 실장이 대표적인데, (중·성동갑은) 임 전 실장이 나가지 않으면 지는 지역”(최재성)이라고 당 지도부에 날을 세웠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자료사진).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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