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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소셜 임팩트’로 비영리 조직 혁신해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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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투데이신문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권신영 한지은 기자】 1954년도 전쟁고아를 위해 설립된 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가 어느덧 70주년을 맞이했다. 대한사회복지회는 현재 전쟁고아 관련 사업과 더불어 청소년, 미혼모, 노인 등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사업 기조로 다방면에서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이다.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오면서 과거에 고착화 되지 않으려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Q. 대한사회복지회의 활동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한사회복지회는 1954년도에 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위해서 정부가 만든 사회복지법인으로, 올해로 70주년이 됐어요. 입양 업무부터 시작해서 현재는 산하 27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러니까 영유아 문제부터 청소년과 자립 청년의 문제, 미혼모 문제와 노인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까지 해서 인생 전체를 다 어우르는 기관입니다.

Q. 회장님의 그간 이력과 대한사회복지회와 함께하게 된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제가 16대 회장으로 취임했는데 저는 원래 사실 SK에 입사해서 영리 기업에서 30년 정도 일했습니다. SK행복나래를 대표하면서 사회적경제 조직을 5년간 운영했고, 그러고 나서 대한사회복지회 오기 전에 사단법인 굿피플이라는 국제구호개발 NGO에서 상임이사를 6년 정도 했습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영리 기업은 비영리 조직에서 임무 지향화된 경영을 배우고, 비영리 조직은 영리기업에서 기업가 정신을 배우라고 그랬어요. 사회적경제 조직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고 모금과 배분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운영이 되는데, 이 모금 시장이라는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조직과의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그런 부분을 제가 보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몇 개의 비영리 조직들은 제가 사회복지 석박사를 쭉 하면서 현장에 가서 직접 경영을 해보았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제가 볼 때는 실무자, 이사진 스스로 공부하고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Q. 올해로 대한사회복지회는 70주년을 맞았는데 어떠한 의미를 지니며, 포부는 어떻게 되나요.

70주년이라고 하면, 그에 걸맞게 역사도 오래됐지만 사람들이 볼 때 결국 올드하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사람 나이가 70세면 연로하다는 이야기를 듣듯이. 세상은 지금 엄청나게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올드한 모습을 유지해서는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오래됐지만 몸집은 가볍게 가자는 마인드를 가져야 하죠.

보통 사회복지나 비영리 기관은 투입(input)·산출(output)·성과(outcome)를 다뤄요. 하지만 저는 실질적인 사회 영향력인 ‘소셜 임팩트’를 강조합니다. 우리 법인 산하 시설들이 소셜 임팩트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아무리 정부 지원 사업이라 할지라도 같이 갈 수 없다는 거죠.

각자 따로 일하지만 대한사회복지회라는 커다란 배에 탑승했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따로 일하면서도 같이 일해야 된다는 겁니다. 같은 배를 타고도 따로 운영한다면 배에 속도가 안 나잖아요. 함께 같이 일하면서 속도 내서 하나의 새로운 대안, 사회복지의 터닝 포인트를 찾아내는 한 해를 만들 생각입니다.

Q. 입양사업이 2025년도부터 정부로 이관되면서 대한사회복지회의 다양한 시도들이 예정돼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가 있나요.

환경에 따라서 변화해야 하죠.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대한사회복지회가 영유아부터 노인복지관까지 다루니까, 2025년이 오자마자 미션 비전을 바꿔 선택과 집중을 하자는 마인드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지난 한 해 동안 직원들에게 이를 위한 교육을 받도록 했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어떤 영역에서 우리가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영유아 문제도 저출산이라 아이들이 없어요. 반대로 노인들은 늘어나고 있는만큼 관련 문제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어요. 청소년 중 은둔형 외톨이나 자립 준비 청년 문제도 심각하죠.  우리 주변에 장애인이 많지만 일자리와 관련해서도 아쉬움이 많습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갖고 있지 않은 초능력이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내서 알맞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장애인이 정부의 사회복지 재정을 갖다 쓰는 입장에서 일하고 월급을 받는 입장으로 바뀌는 거거든요. 앞으로 대한사회복지회는 이런 식으로 사업 전환을 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투데이신문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투데이신문

Q. 대한사회복지회가 지역사회에 미친 선한 영향력에 대해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처음 방문한 산하 시설이 대구의 늘사랑청소년센터였는데, 교도소로 갈지 교육을 통해 사회로 나갈지 기로에 선 아이들이 있는 곳입니다. 무작정 교도소로 보내기보다 저희가 약 30명 정도의 여학생들을 교육하고 기숙생활을 하도록 하는 거죠. 근데 그 친구들이 가서 보면 정말 표정이 밝아요. ‘저 아이들이 어떻게 사회 문제를 일으켰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림도 잘 그리고 재능도 많고. 이러한 계도를 통해 사회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외에도 ‘고양 시니어클럽’이 있습니다. 올 1월달부터 저희가 운영하기 시작한 사회적기업입니다. 1700여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참여하고 있어요. 할아버지들은 참기름이랑 들기름을 계약 재배를 하고 직접 기름을 짜고 볶고 해서 팝니다. 할머니들은 재봉틀로 아이들 옷도 만들고, 수선 일도 해주고 하는 거죠. 이런 것들이 지역사회에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Q. 최근의 사회복지 동향 중 대한사회복지회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가 있다면.

대한사회복지회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가 저출산·고령화·양극화에 주목하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굉장히 불안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이념의 양극화와 같은 문제가 심각한데 어떤 복지만이 움직여서 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언론도 동참해야 하고 정치권이나 일반 기업도 그렇고 각각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 을 풀어가기 위해 비영리 조직에서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투명한 재정 관리를 위해 대한사회복지회에서 채택하고 있는 운영 방안은 무엇인지.

지금 우리나라에서 비영리 조직을 평가하는 기관이 ‘한국가이드스타’예요. 비영리 조직 중 어떤 기관들은 한국가이드스타를 싫어하기도 합니다. 근데 이러한 기관이라고 있는 게 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지속 가능성 재정의 안정성, 투명성이라는 지표가 있는데, 최고 등급이 ‘3스타’예요. 작년에 가이드스타를 처음으로 땄고 올해 또 받았고 이제 2년째 받고 있거든요. 투명한 재정 관리를 대변할 수 있는 게 이러한 기준이기 때문에 신경 쓰고 있고요, 홈페이지에 비용이나 이런 것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후원자들한테 피드백 확실히 해 드리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회장님은 사회적경제 부문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쳐 오셨는데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회장님만의 철학이나 지향점이 궁금합니다.

‘기브 앤드 포겟(Give and Forget, 주고 잊기)’입니다.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줄 땐 주고, 제대로 기부하고 그러자는 마음가짐이죠. 준 다음에는 그게 내 돈이 아닌 거고. 거기서 임팩트를 만들어 내야 또 후원금을 받을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도 돈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야 해요. 실제 후원자 한 명 한 명의 소중함을요. 그래야 그 돈을 소중히 쓰니까요. 돈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도 거리 모금을 체험해 보는 거고요. 후원자 한 분 한 분 모시기가 정말 힘들잖아요.

대한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대한상점. [사진출처=대한사회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대한상점. [사진출처=대한사회복지회]

Q.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한사회복지회가 시도하는 사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가치와 함께 경제적 가치도 만들어야 해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되기 때문에 어렵죠. 그런데 영리 기업 같으면 경제적 가치만 추구해서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제는 투자자가 볼 때 ESG를 다 따져서 들여다보기 때문에 일반 영리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고민 안 할 수가 없는 시대가 됐어요. 

‘이건 사회적 경제다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보다는 비영리 조직은 주로 경제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많이 만들고 있는데 그런 비영리 조직에서도 돈을 버는 걸 한번 해보자는 거죠. 아까 말씀드렸던 우리 고양시니어클럽처럼요. 또 대한상점이라고 있어요. 물품이 들어오면 그걸 기부할 수도 있고 우리가 팔 수도 있어요. 대한사회복지회 지하 1층에 대한상점이 있는데 물건을 아주 싸게 팔아요. 어려운 사람들이 와서 싸게 살 수도 있고, 필요한 사람들이 와서 살 수 있고요. 판매한 돈을 가지고 병원 치료비나 먹거리가 필요한 사람들한테 효율적인 지원을 할 수 있겠죠. 어떻게 보면 그렇게 돈을 벌어보는 게 사회적경제를 직접 체험하는 겁니다.

Q. 실무자들의 업무 동기와 역량 강화를 위한 대한사회복지회의 각별한 노력이 있을까요.

일단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요즘은 아이를 키우고 하다 보면 출퇴근 시간을 지키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자율 출퇴근제를 채택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매달 한 번씩 반드시 직무와 관련한 교육을 진행합니다. 지방에 있는 곳들은 모두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합니다. 교육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사람이 한 군데 오래 있으면 매너리즘에 쉽게 빠지고 본인이 둔감해지거든요. 인사이동 관리를 통한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청플기자단과 인터뷰 중인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투데이신문<br /><div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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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플기자단과 인터뷰 중인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투데이신문

Q. 대한사회복지회에 관심이 있는 사회복지 및 비영리 꿈나무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대학에서 배웠던 사회복지는 아주 기초 과정 정도라고 저는 생각해요. 막상 현장에 가면 그게 바탕이 돼서 더해져야 합니다. 비영리 조직에 있는 사람이 경영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해야죠. 심리학을 알 필요 있을까요? 당연히 알아야 합니다. 후원자를의 심리 상태를 알아야 하고, 거기에 어떠한 인풋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지 알아야 하니까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김난도 교수가 매년 연말이면 ‘트렌드 코리아’를 발표하는데 한 번씩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바뀐 트렌드를 보면 올해는 어떤 트렌드에 맞춰서 모금 바람이 불겠다는 걸 알 수 있고, 그러면 잠재 후원자의 어떤 감성을 터치해야 하겠다는 게 나오거든요. 내 일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죠.

Q. 회장님이 바라는 이상적인 사회복지의 실현 방향은 어떤 것일까요.

일단 비영리 조직 전반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영리 조직은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지원하잖아요.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자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킥 스타트 공동 설립자인 마틴 피셔(Martin Fisher)가 무상 지원에는 네 가지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해요. 첫째, 지속가능성이 없어요. 스스로 돈을 버는 자립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둘째, 공정성이 떨어집니다. 연말에 봉사를 하면 연탄이나 김치, 이런 것들은 쌓여 있는 집에만 쌓여 있어요. 아프리카에 말라리아 예방한다고 모기장을 무상으로 지급해요. 그런데 그걸 가치를 몰라주는 거죠. 하다못해 내가 그걸 1달러라도 주고 샀으면 애지중지하는데, 공짜로 받았기 때문에 물자 분배도 되지가 않죠. 셋째, 시장 경제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탐스 슈즈가 2000만 켤레를 만들어 케냐에 풀자 현지 신발 공장 시장이 다 죽게 된 그런 거죠. 마지막으로는 의존성이 커지는 거예요. 코로나 때 재난지원금처럼. 이런 문제들 때문에 우리는 기업가 정신도 공부하고 먼저 무장이 돼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계속 쳇바퀴 돌듯이 돌아가는 상황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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