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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주 열풍 올라탄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관심’

조선비즈 조회수  

##현대차##가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투자 열풍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에도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으나 외부 반대에 막혀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오는 26일 발표한다.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보다 적은 ‘PBR 1배 미만’ 상장사가 스스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부양책을 내도록 유도하는 내용이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현대차 제공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현대차 제공

자사주 소각과 배당 같은 주주환원책이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는 실적 호조를 반영해 배당을 확대하는 추세이고, 자사주 소각 계획도 연초에 이미 밝혔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순환출자 지배구조는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018년에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모비스##를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AS(애프터서비스) 사업으로 분리하고, 모듈·AS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이었다. 현대차 지분 21.64%를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존속 법인을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고, 총수 일가가 가진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해 계열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개편안은 합병의 명분이 적고, 합병비율이 현대모비스에 불리하다는 현대모비스 주주와 외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한 지 6년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증권가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에 수소 사업을 이관한 것도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현대차는 지난 16일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과 관련한 설비, 자산, 인력 등을 모두 인수한다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를 현대차가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소 사업 이관은 현대모비스 분할을 통한 개편 가능성을 축소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소 생태계 구축에 매진 중인 그룹을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수소 사업을 통합한다는 방안은 명분이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었는데, 수소 사업이 현대모비스에서 사라졌다”며 “수소 사업의 이관은 현대모비스 분할을 고려하지 않는 (지배구조 개편) 방법론에 무게를 싣는다. 오너의 현대차 지분을 모비스에 현물출자한 뒤 신주를 배정받아 지배권을 강화하는 방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대모비스를 쪼개는 대신 정몽구 명예회장(5.39%)이나 정의선 회장(2.65%)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을 현대모비스에 현물로 출자한 뒤 현대모비스의 신주를 배정받으면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확 높아진다. 두 사람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의 가치는 약 4조원이다. 이 지분이 현대모비스 주식으로 바뀐다고 가정하면 합산 지분율은 기존 7%대에서 18%대까지 오를 수 있다.

여기에 기아(17.2%), ##현대제철##(5.8%), 현대글로비스(0.7%) 등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총수 일가가 직접 매입하거나 지분 교환을 진행하면 개편이 마무리된다.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은 5조4000억원 규모인데, 여기엔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약 1조4000억원, 기아 지분 약 8000억원이 활용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최근에 거론되는 방안은 2018년 안과 비교해 현대모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고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골자는 같으나 현대차의 지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려면 현대차의 주가가 오르는 것이 정 회장에게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최근 몇 년간 실적이 좋아 곳간이 가득 차 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현대차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지배구조를 개편할 타이밍은 다시는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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