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해외 부동산투자 손실 등 부동산 자산 부실에 대비해 140억원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전체 운용자산 대비 부동산 투자 규모가 국내외 각각 2%대로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양호한 건설사 및 글로벌 대도시 중심의 블라인드 펀드로 돈을 굴려 추가 리스크도 미미할 것으로 회사는 판단했다.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지난해 삼성생명은 2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냈다. 올해부터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수익성이 높은 건강보험 중심으로 운용키로 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디마케팅(영업축소)을 펼칠 전망이다.
20일 삼성생명은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컨퍼런스콜에서 우무철 삼성생명 재경팀장은 “작년 4분기 중 일부 부동산 금융자산에 대해 140억원 정도 충당금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회사채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55억원, 국내 PF 관련 63억원, 해외 일부 자산 21억원이다.
우 팀장은 “(태영건설 충당금의 경우)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점, 분양률이 100%이고 공사 정상 진행 및 보증 등 신용 수준이 높아 충당금 적립액 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삼성생명은 태영건설 PF 사업장에 1조3186억원 규모의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국내 PF 대출과 해외 부동산 보유 규모는 각각 4조7000억원, 5조2000억원이다. 전체 운용자산의 2.4%, 2.5% 수준이다.
최근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선 지난해 300억원 수준의 손실을 봤지만, 향후 개별 자산 모니터링 강화 및 밀착 관리로 추가 손실을 제어할 예정이다. 국내 PF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원리금 지급보증과 신용등급 양호 건설사의 책임준공 등을 통해 양호한 투자수익률을 내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부 무보증 PF 대출도 분양률이 90% 이상에 달해 안정적”이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8953억원으로 전년(1조5833억원) 대비 약 19.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입된 IFRS17으로 산출된 수치로, 2016년(2조1500억원) 이후 7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미래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의 안정적 창출과 역마진 개선, 투자손익 확보에 따른 결과라고 회사는 분석했다.
작년 말 기준 CSM 규모는 12조2000억원이다. 신계약 확대 및 보유계약 효율 관리를 통해 전년(10조7000억원) 대비 14.0% 확대됐다. 건강보험 상품 라인업 강화와 종신보험 시장 확대를 통해 신계약 CSM 3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장래 손익 기반을 확보했다. 회사는 매년 3조원 이상의 신계약 CSM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포트폴리오 비중을 기존 6대 4에서, 4대 6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단기납 종신보험 등 종신보험의 CSM 산출배수가 계속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강보험 비중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신규 계약 체결에 따른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3조1035억원으로 전년(2조6743억원)대비 16.0% 상승했다. 보장성 신계약 APE는 2조4097억원을 기록해 전년(1조7103억원) 대비 40.9% 뛰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31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킥스(K-ICS) 비율은 220~225%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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