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결과를 통보 받았다며 탈당하지 않고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 일어나는 밀실, 사천, 저격 공천과 배제의 정치는 민주당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며 윤석열정권에게 총선 승리를 헌납하는 것”이라며 “저를 표적으로 한 불온한 시도를 꺾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성남 중원구 초선인 윤 의원은 지난달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과 함께 탈당을 고려했지만, 기자회견 직전 “당에 남겠다”며 잔류를 선언했었다. 당에선 친명계 도전자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 논란으로 출마를 포기하자, 공천 가능성이 높아진 윤 의원이 입장을 바꿨다는 말이 나왔다. 윤 의원이 요구해온 이재명 대표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중 실현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잔류를 택해서다. 이후 이 지역에 연고가 없는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이 돌연 출마를 선언해 구설에 올랐다.
윤 의원은 “1년여 전에 윤영찬을 잡겠다며 친명을 자처하는 현근택 변호사가 중원구에 왔다가 성희롱 논란으로 사퇴했고, 또다른 친명 이수진 의원이 ‘이재명의 심장을 지키겠다’며 중원구 출마를 선언했다”며 “이수진 의원은 라임 김봉현 회장에게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데도 중원구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한다. 그 이수진 의원마저 컷오프 될거란 설이 돌고, 지도부가 저를 확실히 배제하기 위해 이중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여성, 신인을 새로 내세울지 모른다는 루머가 돈다”고 했다.
이어 “현근택이 사라지니 이수진을 보내고, 이수진으로 여의치 않으니 더 유리한 조건의 다른 후보를 또 꽂아서 기어이 윤영찬을 쓰러뜨리려 한다. 참 지독하고 잔인하다”며 “이번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목표가 윤석열정권에 대한 심판인가,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화의 완성인가”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안에서 선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되겠다”며 “(당 잔류는) 공천이 되느냐 안되느냐, 하위 통보를 받았나 안 받았나와 무관하다”고 했다. 또 ‘왜 평가 하위 10%에 들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재명 대표께 질문해달라”고 답했다.
한편 공천 내홍이 격화한 민주당에선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가 집단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친문계 좌장 격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당을 정상화하는 데 우리들이 지혜와 힘을 모아보겠다”며 집단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의원이 4선 현역으로 있는 인천 부평을에선 최근 홍 의원을 제외한 총선 경쟁력 여론조사가 시행돼 논란이 됐다. 같은 날 공관위로부터 ‘하위 10%’ 통보를 받은 박용진 의원도 탈당하지 않고 재심을 신청해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댓글0